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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14 16:47:53
  • 최종수정2016.04.14 16:47:57

정찬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장

기나긴 겨울이 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이하여, 봄을 알리는 냉이와 달래 그리고 여러 가지 약초나물이 식단에 오르고 있다. 우리 농업, 농촌 현장에서도 봄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부지런히 땅을 일구고 있다. 이처럼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데 이맘때쯤이면 날라드는 황사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최근 황사 발생 일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 2012년 1.7일에서 2014년 7.6일로 3년 만에 4.5배 급증했다.

황사는 멀고 먼 중국대륙이 건조해지면서 북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 황하 상류지대의 모래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000∼5,000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이다. 특히, 이렇게 멀리까지 날아가는 모래먼지는 그 자체로 치명적인 1~10㎛ 크기의 아주 미세한 먼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더욱 꺼려지는 것은 이 먼지 속에는 중국 대륙의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들이 함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황사에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납과 수은 등 중금속 물질을 포함한 다량의 산성 물질들이 들어있다. 이는 사람의 호흡에 의해 폐로 직접 들어가며 기도와 점막에 염증을 유발하고 기침·가래 같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기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폐렴 같은 염증 질환도 잘 생긴다.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 결막염, 탈모와 같은 피부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황사는 이처럼 인체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농작물 생장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직접적 영향으로는 기공폐쇄에 의한 물질 대사이상이 발생해 생육이 저하되고 간접적으로는 시설하우스 등의 투광량 감소에 따른 광합성 저하로 작물의 생산성이 감소한다. 식품에서도 주의가 필요한데 과실과 엽 채소는 깨끗한 물에 잘 씻어내고 먹어야 한다.

황사 피해를 줄이려면 황사에 최대한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황사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할 때에는 황사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황사기간 중에는 실내 공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황사는 기관지 등에 자극을 주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므로 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더불어, 인체의 수분을 유지시켜주고 생성시켜주는 약초들이 효과적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맥문동, 더덕, 도라지, 잔대, 구기자, 오미자 같은 약초들이 있다. 잔대 뿌리에는 사포닌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가래를 없애고 기침과 갈증을 멎게 하며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어 체내에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는데 탁월하다. 맥문동 뿌리에는 단당류, 시토스테롤, 사포닌 등이 함유돼 있어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식히는 등 폐 기능을 돕는 작용을 한다. 또한 환절기인 봄에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원기를 북돋아주어 감기를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

전통적으로 본초서의 기록을 보면 오미자는 해수, 천식에 유효하고 갈증을 풀어주고 간장을 보호하며 인체의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데 많이 활용되어 왔으며, 최근의 현대과학에서도 항산화작용, 항균효과 등이 있다고 밝혀냈다. 특히 오미자에 포함된 고미신 N은 피부 보호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황사로 인한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피부질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약초 건강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상시에 이러한 약초를 이용해 차를 끓여 마시거나 반찬으로 요리해 먹는 등 약초를 가까이 두고 생활해보자. 또한 세안 시 팩으로 활용하거나 입욕제로 활용하면 피부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산 전통약초를 많이 찾고 수시로 이용한다면 가족 건강뿐만 아니라 약용작물 재배 농가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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