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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 변천비사 - 보은 내북면

보은 건너뛴 북쪽에 옥천 청산땅으로 존재
본래 '酒城부곡' 6백여년 동안 청산현 월경지
비정상적인 형태에 세종실록도 '터무니 없다'
1914년 일제의 행정개편으로 지금의 내북면

  • 웹출고시간2012.02.06 18:50: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에서 보은을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청원 가덕-피반령-회인을 경유하는 25번 국도이다.

또 다른 하나는 청원 미원-보은 한화공장 앞을 경유하는 19번 국도이다. 한화공장은 보은군 내북면에 위치하고 있다.

충북의 행정 변천사를 살필 때 지금의 보은군 내북면 창리 일대만큼 '떠돌이 신세'가 된 곳이 없다.

조선후기에 작성된 대동여지도(1864)를 보면 충청도 땅 안에 2개의 '청산'(靑山)이 존재하고 있다. <그림 참조>

대동여지도(1864) 모습으로 충청도 안에 2개의 '靑山'이 존재하고 있다. 보은 위쪽의 청산은 청산현 소속의 '酒城부곡'으로, 청산현의 월경지였다.

속칭 '도리뱅뱅이'로 유명한 지금의 옥천군 청산면 일대에 '靑山'이 표시돼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 보은을 건너 뛴 지금의 내북면 일대에도 한자가 같은 '靑山'이 존재하고 있고 그 옆에 '酒城'(주성)이라는 행정지명을 기록해 놓았다.

이때의 '酒城'은 주성부곡을 의미한다. 그리고 청산과 함께 명기해 놓은 것은 주성부곡이 행정상 청산현의 소속이라는 뜻이다.

주성부곡의 본읍인 청산에 이웃하지 않고 북쪽으로 보은을 건너 뛰어 존재하는 것은 전형적인 월경지(越境地) 모습이다.

월경지는 전회에 소개한 바와 같이 마치 미국 본토와 알래스카 모습처럼 섬같이 떨어져 존재했던 과거 행정구역을 말한다.

주성부곡의 떠돌이 신세는 의외로 역사가 깊어 고려말부터 시작된다. 주성부곡은 본래 충청도가 아닌 경상도 상주목 소속이었다.

이후 고려 공양왕 2년(1390) 청산현의 땅 덩어리가 작다는 이유로 충청도 청산현에 소속시켰다.

주성부곡을 남쪽으로 이웃한 보은현에 붙였으면 월경지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보은현을 건너 뛴 청산현 소속으로 하면서 월경지 모습이 됐다. 고려말의 관료들은 이같은 기형성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모습이 상식적이지 않았는지 세종실록 지리지는 '터무니 없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청산 임내의 주성부곡(酒城部曲)이 현 북면에 터무니 없이 들어와 있다.'(靑山任內酒城部曲縣北面無根越入)-<세종실록 지리지 보은현조>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은 '고을 북쪽 90리에 있으니 넘어서 보은현 북촌(北村)으로 들어갔다'라고 적었다.

주성부곡의 이같은 기형성은 지난 1906년 일제 통감부가 칙령 제 49호로 전국의 월경지와 두입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은군 주성면이 됐다.

따라서 주성부곡은 고려말부터 1906년까지 무려 6백여년간 지속됐다. 그러나 이후로도 한 차례 변화가 더 있었다. 1914년 일제가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주성부곡의 주성면은 보은군 내북면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성부곡이 왜 6백여년 동안 월경지 형태로 청산현 소속으로 남아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정설화된 설명이 없다. 다만 '공물(貢物) 관계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는 추정이 존재하고 있다.

내북면사무소는 '창리'에 위치하고 있다. 창리는 청산현 사창인 10칸의 주사창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때문에 창리는 '창말'로도 불리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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