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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8.08 17:18: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남길

청주기상대장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는 식욕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몸을 움직이기 조차 싫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나 가을이 되어 날씨가 선선해지면 몸의 활동도 원활해지고 식욕도 점차 왕성해진다. 이처럼 사람의 활동이나 식욕 등 우리의 생활은 날씨, 즉 기온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체는 연 변화, 일 변화의 리듬이 있는데, 기온이 급격하게 변하거나 할 때 온도 변화에 의한 신체 교란이 일어나게 되고, 신체 조절에 부담이 가해지게 된다고 한다.

충북지방의 8월 평균기온은 24.4℃, 평균 최고기온은 29.6℃이며, 청주는 평균기온이 25.5℃, 평균 최고기온은 30.4℃로 충북전체 평균보다 약 1℃정도 높은 값을 보인다. 지난 7월 청주지역은 6일 연속 열대야를 기록하였고, 충북전체에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는 등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날씨 속에서는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기기가 없이는 기본적인 생활도 불가할 정도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는 직장은 물론 가정, 공공기관 빌딩 등에서 하루 종일 냉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현대의 여름은 성능이 좋은 에어컨 덕분에 실내가 서늘하고, 때로는 긴 팔 덧옷이 필요할 때도 있어 이 말은 오늘날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자연환경 속에서 순환되던 생체가 인공의 냉방환경 때문에 일으키는 부적응 증후군으로서의 냉방병(air-conditioningitis)이 문제가 되고 있다.

냉방병의 원인으로 흔히 꼽는 것이 실내외의 과도한 온도차 때문이다. 우리 몸이 가장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는 20~24℃ 정도인데, 온도 변화에 따른 신체조절 능력은 5℃ 내외이기 때문에 여름의 무더운 외부 기온에 비해서 실내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하게 되면, 우리 몸이 과도한 실내외 기온차이에 적응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순응'이라는 과정을 통해 외부의 온도에 맞추어 적응을 해 가는데 그 기간은 약 1~2주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현대에는 냉방이 잘된 실내와 높은 기온의 실외에 생활하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서, 다시 말해 여름의 고온에 대한 적응 과정을 자주 반복하면서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지치게 되는데, 이때 바로 '냉방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여름에는 노출 부위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냉방병에는 취약한 편이고, 특히 체온조절능력이 부족하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도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냉방을 하면서도 이에 따른 질병을 예방하려면 외부 온도와 5℃이상 차이나지 않도록 하고, 실내 적정 냉방온도는 26~28℃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에어컨의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고, 적어도 3~4시간 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또 너무 덥더라도 가끔 외부에 나가 바깥 공기를 쏘이고,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운동을 수시로 하는 것도 좋겠다. 냉방으로 인해 몸에 한기를 느낄 때에는 긴 소매 셔츠나 카디건을 준비해 두었다가 걸쳐 입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어 몸속을 따뜻하게 회복시키고, 건물 내 인공 기후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은 인공적으로 주어진 환경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자기의 감각 판단으로 환경을 조절해 가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냉방병은 무엇보다 예방이 제일 중요하며 냉방환경을 개선하면 증상은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함으로써 에너지도 절약하고, 녹색성장 정책에도 부응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해 봄 직 하다.

'실내외 온도차, 5℃ 이내로!' 꼭 기억 해 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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