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변나영

음성가정폭력상담소장

충북일보칼럼 (2010.4. 30) - 사랑한다는 것은 - 음성가정폭력상담소 변나영 소장 인간의 욕구 중 가장 강한 것은 사랑받고 싶은 욕구와 사랑하고 싶은 욕구일 것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잘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면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인간은 사랑받지 못하면 살아가지 못한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 자신을 인간으로서 사랑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사랑은 힘이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강요나 동정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실천적 의지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어떤 여인이 자기는 꽃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물을 주는 것을 잊는다면 , 나는 그녀의 꽃에 대한 사랑을 의심한다. 사랑은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것의 생명이나 그 성장에 대한 사려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에 많은 공감을 하였다.

4월과 5월에는 결혼식이 유난히 많은 달이다.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넘친다. 진지하면서도 기대감에 충만한 표정은 그 자리에 함께 한 하객들까지도 자신들의 결혼 당시를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부부가 되어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오면서 너무나 행복해 가슴 설레던 때도 있었고 때론 결혼 자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의심한 적도 있었다.

어떤 여성은 상대 남성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남성의 학벌과 경제력이 자신이 찾던 조건과 잘 맞아 결혼을 결심하기도 한다.

어떤 남성은 상대 여성의 미모에 끌려 성급히 결혼을 결심할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상대방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인데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종종 자기를 먼저 바라고 상대가 원하는 사랑이 아닌 내 방식의 사랑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연애 감정은 변하기 쉽다. 참된 사랑은 육체와 정신에 서로가 충실해야하고 프롬의 말처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니라 그것은 결의이고 약속인 것이다.

서로를 위해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되도록 배려하고 존중하며 새로운 결의를 가지고 함께 노력해야한다는 것인데 인간은 이기적이어서 다른 사람보다는 자신을 더 먼저 생각하기 쉽다. 부부로 사랑을 약속하고 살아가지만 때론 상대를 위해서 절제와 희생이 요구되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가· 물론 그건 아니다. 결혼 여부가 행복의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일단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고 결혼을 통해 더욱 성숙한 사랑을 목표로 한다면 그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간에 끊임없는 실천적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혼자이던 때와는 다른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사랑에는 표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양 유교 문화에서 말하는 이심전심은 사실 요즘 세대들에겐 공감을 얻기 어렵다.

우리는 부부간이든 친구간이든 상대방이 진정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실천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애정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마음은 있는데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표현하는 게 서투르다면 이제라도 배우고 몸소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의 사랑에 대한 실천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전수되기 때문에 훗날 자녀들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기 원한다면 지금 부모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애정을 표현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