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마을, 따뜻한 품에서 치매와의 동행

2024.11.06 17:59:01

한지민

청주시 흥덕보건소 주무관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치매 환자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나의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없어 무심했었는데 치매안심센터에 근무하게 되면서 치매 환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되짚어봤다.

치매 환자 돌봄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돌봄이 필수적이기에 가족들은 막막한 감정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 또, 질병이 진행될수록 환자는 더욱더 고립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얼마 전 TV 매체를 통해, 치매 진단을 받은 노모를 돌보기 위해 배우자가 매일 노모의 집으로 출,퇴근을 하게 돼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기 힘들어 고민을 토로하는 가정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이처럼 치매는 단순히 기억 상실을 넘어서, 환자와 그 가족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기 때문에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까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치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이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치매 조기 검진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의 개인적인 지원이 아닌 그의 가족들과 마을 사람 전체가 치매에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치매안심마을'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이란 치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의미한다.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치매 환자의 안전한 생활을 돕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환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배려를 확대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현재 흥덕구는 6개의 마을을 치매안심마을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에서는 치매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비롯해 원예 활동, 심신 안정을 위한 힐링 체조, 요가, 신나는 음악과 함께하는 악기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는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마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치매환자 및 가족들과 마을 주민들의 사회적인 교류를 증가시켜 고립감에서 벗어나도록 독려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된 마을에서 치매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치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으며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프로그램 운영 및 교육뿐만 아니라 치매 노인의 배회, 실종 등과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치매파트너 교육을 병행해 치매 환자와 가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처럼 치매안심마을이 꾸준히 확대된다면 치매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치매'라는 단어가 주는 두려움 대신 마을 주민들의 따듯한 관심과 이해 속에서 치매와 동행하며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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