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도가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유가족과 부상자의 소송비용을 면제하겠다는 내용의 동의안을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6일 도에 따르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관련 소송비용(채권) 면제 동의안'을 도의회에 냈다. 오는 1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417회 정례회에서 심의 절차를 밟는다.
도가 동의안을 제출한 것은 지난 4월 유가족 등이 요청한 '소송비용 면제 청원'이 도의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화재참사는 2017년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소방합동조사단과 경찰은 소방장비 관리 소홀, 초기 대응 실패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봤다.
이후 도의 위로금 지급 협의 과정에서 유가족 측은 충북 소방의 최종 책임자인 도지사의 책임 인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소송으로 이어졌다.
유가족 202명과 부상자 4명은 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부터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두 충북도가 승소했다.
법원은 소방당국의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과실로 피해자들이 사망하기까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손해배상소송에서 모두 패소해 1억7천700만 원의 소송비용을 내야 하게 된 유가족 등은 지난 4월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소송비용 면제를 결의해 달라"며 도의회에 청원을 냈다.
도는 제출한 동의안을 통해 "유가족 등은 비록 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화재로 인한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자"라며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소송비 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채권에 해당하는 소송비를 면제하거나 효력을 변경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며 "지방자치법 제139조와 지방재정법 제86조에 근거해 소송비용 면제 동의안을 제출하고 의회의 동의를 얻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동의안을 도의회가 수용하면 제천 화재참사 유가족과 부상자는 소송비용을 모두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 지자체, 의회 등 각계는 참사 직후부터 현재까지 피해자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유가족 등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천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