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집 문화 : 모든 수집의 근원, 스포츠 카드

2024.03.18 15:08:06

장성진

와이스 오퍼레이터

저는 와이스라는 수집가들을 위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수집가들의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의 다양한 수집가들의 커뮤니티와 소통을 하고 있으며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수집가들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첫 번째로 소개될 수집품은 스포츠 카드입니다.

한국에서의 수집 문화와 달리 해외, 특히 북미에서의 수집 문화는 대를 이어 오는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그중에서 스포츠카드는 가장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수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스포츠카드는 말 그대로 현역 또는 은퇴한 스포츠 선수들을 프린팅한 카드인데 대표적으로 탑스, 파니니, 어퍼덱 등의 카드 제조 회사에서 스포츠 구단 또는 협회와 계약을 맺어 제작한 후 팩 또는 박스의 형식으로 제작 및 판매가 됩니다.

스포츠카드의 첫 역사는 담배 회사에서 담배 내부 손상 방지를 위해 인쇄된 특수 종이를 같이 넣어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의 흡연자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기에 인쇄용지에는 스포츠, 전쟁 등의 당시 남성의 관점에서 제작된 이미지가 들어갔으며 인쇄용지의 인기가 많아지자 수백개에 이르는 세트들이 등장했고 그 중 발매되었던 야구선수 '호너스 와그너'의 카드는 약 94억1천만 원에 거래가 되어 스포츠카드의 성배로 불리게 됩니다.

그렇게 스포츠카드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1951년에는 탑스(Topps)라는 회사에서 최초로 껌에 끼워 파는 현대의 스포츠카드의 형태를 띈 트레이딩 카드를 제작합니다. 그리고 1981년, 드디어 식품에서 끼워파는 형태가 아닌 카드만을 따로 판매하게 되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카드만을 위해 식품을 구매한다는 수요를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스포츠카드는 지금까지 그 형태와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떠한 물건에 열광하고 수집하게 되면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희귀도와 인기, 그리고 상품의 상태까지 파악하게 된다면 시세가 생겨납니다. 또한 그 시세를 통해 거래 기록이 세워지고 역사와 유산이 만들어진다면 문화로까지 발전합니다.

수집품이 한 문화가 된다면 그 수집품을 제작하는 사업은 더욱 커질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수집품 제작사들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스포츠카드는 어떻게 지금의 수집 문화를 만들어 냈을까요? 정답은 카드별 등급 및 한정 카드를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선수들의 얼굴이 들어간 것이 아닌 새로 입단한 유망주 선수들은 루키 카드를, 모두가 선망하고 팬층이 두터운 선수들은 친필 사인을 집어넣은 오토 카드를, 더 나아가 선수의 땀이 아로새겨진 실제로 선수가 사용한 물건을 사용하여 제작된 렐릭 카드까지 정말 다양한 카드들이 수집가들을 열광하게 했습니다. 그 역사가 깊어졌기에 이제는 수집 자체가 문화가 되었고 해외에서는 대를 이은 유품이 되기도 하며 투자 상품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스포츠카드 샵에서 조금씩 수집 문화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2023년에는 K리그 연맹과 파니니 (Panini) 카드 제작사와 협약을 통해 최초로 한국의 K리그를 메인으로 한 파니니 카드와 전문 수집가들을 위한 파니니 프리즘 카드가 발매되었습니다.

스포츠카드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수집 문화이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수집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스포츠를 사랑하신다면 한국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스포츠 카드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는 현 시대에 이러한 문화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도 좋은 취미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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