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색 셔츠' 기적의 구조자는 증평군청 공무원

2023.07.18 14:02:19

[충북일보] 증평군청 공무원이 오송 지하차도 침수 순간 버스에서 탈출한 한 여성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정영석(45) 증평군청 수도사업소 하수도 팀장.

세종시에 살고 있는 정 팀장은 사고 당일인 15일 집중호우로 인한 비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증평군으로 출근길에 나섰다.

정 팀장은 평소 다니던 오송 지하차도에 진입했고,들어서는 순간 차도에 물이 들어차며 타고 있던 차가 물에 둥둥 떴다.

물이 목까지 차고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소지품을 차량에 버려두고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때 '살려주세요'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 그 여성을 차 위로 끌어올렸다.

정 팀장은 이어 천장에 있던 철제 구조물과 전기줄에 의지해 거센 물살을 헤치며 가까스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왔다. 떠내려온 합판과 스치로폼을 잡고 버티던 중 힘이 빠지는 순간 난간에 서 있던 화물차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정 팀장은 자신의 안위는 아랑곳 않고 다시 힘을 내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 구조에 나섰다.

차량 지붕과 난간에서 3명을 끌어올린 정 팀장의 손은 군데군데 벌겋게 벗겨지고 물집이 터졌다.

현재 세종 자택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구조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평군의 동료직원들은 정 팀장에 대해 "정 팀장은 전 근무지가 하천방재팀으로 당시 하천이 범람하면 어떠한 상황이 오는 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오송 지하차도 침수시 이같은 경험이 탈출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영 증평군수는 "정 팀장의 헌신적인 역할은 공무원들이 본 받아야 한다"며 "이번 사고에서 의인으로 인명구조에 모범을 보인 정 팀장의 활동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증평군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 당시 인명을 구하는데 큰 도움을 준 정 팀장에게 포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증평 /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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