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농업의 숨은 주역들

2023.01.25 15:50:10

신한서

전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장

반만년 유사 이래 국민을 배고픔에서 해방시킨 역사적인 사건이 바로 녹색혁명이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기적의 볍씨 통일벼를 개발 보급하여 주곡을 자급 달성한 것이다. 녹색혁명의 후배들이 아직도 기술농업의 현장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곳이 바로 농촌지도소 지금의 농업기술센터다. 기술농업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숨은 주역들을 잠시 만나 보았다.

첫째, 먼저 유리온실과 최신식 하우스로 발길을 옮겼다. 이상 기후 대응 기술개발의 현장이다. 아열대 식물 망고, 감귤류, 무화과, 커피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옥천 지역에 맞는 재배 기술과 매뉴얼을 시험하고 있다. 재배 기술상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으나 유통과 경제성 문제가 금후 해결과제라 한다. 4차 산업혁명 대응 스마트 팜 구축, 정보통신기술 등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기술개발과 적응시험에도 여념이 없다. 2022년에도 총 40여 종 80개소의 시범사업을 추진하였다.

둘째, 농업인교육관 옆 종합분석실로 향했다. 특별 채용한 두 명의 전문 경력직원이 분석에 열중하고 있다. 농업에 기본인 토양검정은 물론 일반농가, 친환경 인중, 직불 대상, 중금속 오염농가 등 2천500여 점에 대한 토양검정과 시비 처방서를 발급하고 있다. PH(토양산도), 유기물, 치환성 양이온, 유효 규산, 석회 등 주로 7개 항목을 분석하고 있다.

셋째, 옥천푸드 인증센터다. 로컬푸드 직매장 출하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 사전 검사를 주로 하고 있다. 연간 300여 점의 시료 채취와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토대 위에서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지역 먹거리 안전성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넷째, 퇴비 부숙도 검사다.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퇴비에 대한 부숙도 검사가 의무화됨으로써 연간 200점 이상 분석한다. 배출 전 사전검사를 함으로써 환경오염 방지와 경축 순환농업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다섯째, 농업 미생물 배양센터 운영이다. 연간 3억 원의 예산으로 200여 t의 미생물을 무상 공급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축산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악취 예방으로 쾌적한 농촌환경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여섯째, 농업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치유농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치유농장 모델시범사업, 체험 공간조성, 치유농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힐링형, 케어형, 일자리형 등 3단계로 구분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농가소득 발굴과 사회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일곱째, 농업인 정예 인력 양성의 요람이다. 2004년부터 총 2천여 명의 농업인 대학생을 배출하였다. 올해도 농산물 가공 과정, 원예치유 과정 52명을 배출하는 등 농민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농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농기계 수리 및 임 작업 등 기계화에 앞장섬으로써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에 크게 기여 하고 있다.

여덟째, 1만여 평이 넘는 농심 테마공원을 개방하여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허브공원, 포도나무 파고라, 연꽃단지 등 자연 친화적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은 물론 고속도로 휴게소 방문객까지 찾아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음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맏며느리처럼 평소에는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곳이 바로 농업기술센터다.

기상이변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요즘 가장 큰 화두는 식량안보와 기술농업의 중요성이다. 맏며느리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그리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오늘도 농업 최전선에서 종갓집 맏며느리처럼 기술농업의 숨은 주역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물론 인력 부족과 근무 여건이 열악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술농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농업정책을 담당하는 군청 농정부서와 농업기술센터를 분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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