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 '대립각'

충북 '반대' 가세…지역간 갈등 심화
대전 "계룡·논산 등 700만 이용객 편의 무시"
충북·호남 "고작 10여분 단축…고속철 취지 무색"

2015.02.03 19:35:34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전과 호남의 경쟁 구도에서 충청권 전역으로 갈등 양상이 번지고 있는 추세다.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호남뿐만 아니라 충북도민들의 반발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지만 눈치만 살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충북도와 달리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를 주축으로 한 도내 시민단체는 3일 오후 오송역 광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여인원만 500여명으로 기관단체장은 이승훈 청주시장이 참석했다. 충북도의원, 청주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도 동참했다.

이로써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반대를 위한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싼 논리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대전과 충북·호남은 서로의 주장에 대해 '지역이기주의'라고 규정,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전은 '이용객의 편의', 충북과 호남은 '고속철도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전은 KTX 호남선에서 가장 큰 도시는 대전인데다, 지난 2013년 기준 서대전·계룡·논산 등 3개 역 이용객이 연간 700만명이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조원이 넘는 부채로 허덕이는 코레일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대전~호남을 오가는 이용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대전시민의 3분의 1이 호남 사람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전은 서대전역 경유가 필요하다는 주장 중 하나로 국가안보를 들고 있다. 계룡시의 3군 본부와 논산훈련소 등이 있어 국가 안보차원에서의 특수성을 고려한 신속한 교통망 확충이 필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충북과 호남은 고속철도라는 기능 훼손을 우려하면서 대전의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KTX는 지역간 네트워크를 따지기 이전에 전국토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의 요구대로라면 거리는 29㎞, 운행 시간만 45분이 더 늘어나게 되고, 결국 기존보다 단 10여분 단축하는 데 무려 8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붓는 꼴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주시는 코레일의 연간 이용객 현황을 분석, "KTX 호남선 승객 중 서대전역에서 승하차하는 유의미한 이용자는 7%에 불과하다"고 지난달 25일 밝힌 바 있다.

계룡, 논산 등지의 이용객 불편에 대해서는 지선이나 광역 대중교통망을 구축,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지 애초의 뼈대부터 뒤흔들 필요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고시된 기본계획에 대한 변경신청을 하면서 수혜지역인 충북이나 호남의 의견조차 묻지 않았던 것도 문제 삼으며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권의 꼼수라는 시각도 팽배하다.

충북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오송역 위축 우려나 고속철도 기능 훼손이라는 이유로 충북은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본격적인 행동과 함께 논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추세지만, 충북과 달리 대전은 물밑에서 정치적으로도 상당부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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