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외로운 남자, 늙어서 외로운 여자

2014.11.24 14:30:59

백경미

여성학 박사

내년부터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할 것이라는 기사가 메인 뉴스거리로 등장했다. 남아선호사상으로 불법 성감별이 이뤄지던 때는 출생아의 남초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생성비가 105.3을 나타내 신생아의 남초가 완화되고, 대신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6.7년 가량 길어 2015년부터는 사상 최초의 여초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현상의 원인은 낮은 출산율이 불러온 것으로 해결책 역시 출산율 제고에 있다는 결론도 잊지 않았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내년 여성인구가 2.531만여 명으로 남성인구 2,53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아선호 사상이 강했던 우리나라에서 남녀 인구가 역전되는 것은 정부가 198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통계청은 세계 최하위의 낮은 출산율이 지속되어 지금 이대로의 인구추계로 간다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639만명에서 계속 늘어나 2017년에는 712만 명으로 14세까지의 유소년 인구를 사상 처음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지난해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한 충북의 경우 전체인구 중 여성은 49.59%로 전국에 비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소 낮은 편이고 2035년에야 처음으로 여초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추계되어 고령화에 비해 여초현상은 더딘 편이다. 그러나 연령별로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서는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 특히 20-24세의 연령에서 성비가 10.5%로 최고점을 이루며 연령이 높아질 수혹 낮아져 60대로 진입하면서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 65-69세에 91.2, 70-74세 77.3, 75-79세 64.7, 80세 이상은 42.3%로 급격히 낮아진다.

특히 결혼 적령기라고 할 수 있는 20세-34세의 연령대 성비를 5년 전과 비교해보면 20-24세 115.1에서 2013년 현재 120.5, 25세-29세 110.6에서 116.6, 30-34세 106.9에서 107.7로 성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남아선호사상의 완화로 유아의 성비는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지만 결혼적령기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어 차츰 충북의 남성들이 결혼상대를 못 찾고 미혼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청주시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고령사회로 접어든 충북은 별다른 경제적 사회적 기반이 없이 남편을 먼저 보내고 외롭고 힘든 노후를 보내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도 현실이다. 말하자면 남성은 젊어서 짝을 찾기가 쉽지 않고, 대신 노후가 되면 여성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몇 년은 혼자 살아야 해서 외로운 것이다. 이 현상이 비단 충북만의 현실은 아니지만 젊은이는 남성이, 노인은 여성이 많은 것이 현 인구구조의 현실이다.

인구구조 대변혁을 내세워 보도는 저출산 극복 등 시급한 해결책을 결론으로 내세웠지만, 사상 처음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초월했다 해서 세상에 큰 재앙이 일어나지도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 저출산 현상 극복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지만, 그와 더불어 젊은층의 결혼이나 출산 기피 원인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노인정책을 개발하는 데 보다 성인지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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