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전세 사기…왜 오창인가?

'전세금 25억 챙겨 도피' 오창 원룸 사기사건 파문
주민 수 10년새 4배 가까이 증가 주택수요 급증
월세 30만~40만원대…감당 힘들어 전세 선호
비슷한 청주 신흥 택지지구도 범죄표적 가능성

2014.04.13 19:42:48

청주·청원지역이 오창 부동산 투자·전세금 사기로 충격에 빠졌다. <관련기사 3면>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원룸·빌라촌에서 수백억 투자사기가 터지면서 청주시 신흥 택지지구인 율량2지구를 비롯해 성화·산남·강서지구도 범죄의 표적이 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세금 3천만원 피해를 입은 기러기아빠 A(47)씨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수면제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A씨는 대전 본사에서 근무하다 2011년 오창지점으로 인사 이동됐다. 부인과 두 딸은 대전에서, A씨는 오창의 한 원룸에서 월세를 내고 각각 지내게 됐다.

그러다 A씨는 생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 2월 은행에서 3천만원을 대출받아 부동산 중개업자 B씨와 원룸 전세계약을 했지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전세금을 모조리 사기당하고 말았다.

A씨처럼 전세금 사기와 부동산 투자가 벌어진 원룸·빌라촌은 지난 2002년 6월 준공된 오창과학산업단지 일반주택지 입주해 있다.

LH 개발한 오창산단은 주거·업무·생산·연구기능을 고루 갖추고 5만여명이 생활하는 국내 유일의 자족적 신도시로 설계·조성됐다.

오창산단은 LG화학 오창공장, 녹십자, 네패스 등 150여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다. 산단 조성 후 업체가 이전하거나 신설되면서 주민 수는 10년 사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04년 3월 1만2천401명(3천984가구)이었던 주민 수는 올 3월 말 기준 오창읍에는 4만8천168명(1만9천709가구)로 크게 늘었다.

주민 수는 증가했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부족하자 아파트보다 낮은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는 원룸, 빌라를 주거용으로 선호하면서 그 수는 우후죽순 늘었다.

특히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세입자들은 3천~4천만원대 원룸 전세를 계약하지 않고는 월 30만~40만원대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전세 대출을 받아가며 입주할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점을 악용해 부동산 투기세력과 투자자를 모집하는 행위가 감지됐지만 미온적인 행정기관의 지도·단속으로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오창산단에서 부동산 투자·전세금 사기가 터지면서 인근 율량 2지구를 비롯해 성화·산남·강서지구 등 신흥택지지구도 이 같은 범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원룸 신축이 활발한 최근 미등기전매로 청주시 단속에 적발된 성화동과 율량택지지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주시는 최근 몇 년간 택지개발 등으로 원룸 건축 등이 활기를 띠자 이에 따른 탈세도 늘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부터 다가구주택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여 불법으로 취득세를 탈루한 건축업자 68명을 적발했었다.

다세대 주택에 사는 세입자 이모(30·봉명동)씨는 "경매로 넘어갈 것에 대비해 확정일자는 받았지만 전세권을 설정해 놓지 않았다"며 "연말에 계약이 종료되고도 전세금을 받지 못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 안순자·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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