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에 뼈 깎는 각성이 있어야

2013.10.28 15:34:58

국가를 지탱하는 두 가지의 큰 축은 국방과 치안이다. 국민들은 국방을 지키는 국군이 있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치안 활동하는 경찰이 있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경찰에 든든한 마음을 가진다.

때로는 일부 경찰관의 잘못된 판단이나 직무상 실수로 크게 실망하는 일도 벌어지지만, 대다수 성실한 일선 경찰관들은 멸사봉공의 자세로 헌신적인 치안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데 최근 충북경찰 간부들의 도를 넘어선 처신을 보면 실망을 넘어 분개할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에서 공직기강 문제로 뭇매를 맞은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충북지방경찰청이 성추행 사건 의혹을 사고 있는 고위간부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충북청 소속 A 총경이 의경을 성추행한 사실이 일부 확인돼 28일 자로 대기발령 조치한 것이다. A 총경은 지난 25일 오후 6시부터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 모 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B(24) 의경과 함께 3차에 걸쳐 술을 마신 뒤 자신의 관사로 이동, 함께 잠을 자던 중 B 의경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의경은 다음날 오전 3시 40분께 인근 경찰서를 찾아 A 총경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B 의경은 전역을 앞두고 A 총경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가 차편이 마땅치 않자 A 총경의 관사에서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B 의경은 A 총경이 지난해 9월 서울지역에서 근무할 당시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평소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접수 직후 감찰에 착수한 경찰은 신고 내용이 일부 사실임을 확인하고 경찰청 내부비리 수사대에 의뢰,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성추문에 휘말린 청주의 한 경찰서장이 대기 발령 조치돼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급기야, 28일 총경급 간부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40대 여성이 경찰의 편파 수사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경찰의 의무위반 행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 경찰관이 훔친 번호판을 단 소위 대포차를 운행하다가 구속되고 경찰 간부가 음주 교통사고를 내 해임됐다.

도박 혐의로 징계 받은 경찰관은 신고자를 보복 폭행해 구속되는 등 충북경찰 비위가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25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충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경찰청은 1991년 독립외청으로 출범하면서 '경찰헌장'이라는 실천규범을 제정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모든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누구에서나 따뜻하게 봉사는 '친절한 경찰', 정의의 이름으로 진실을 추구하며, 어떠한 불의나 불법과도 타협하지 않는 '의로운 경찰',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직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 건전한 상식 위에 전문지식을 갈고 닦아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근면한 경찰', 화합과 단결 속에 항상 규율을 지키며 검소하게 생활하는 '깨끗한 경찰' 등이 '경찰헌장' 속에 담겨 있다.

경찰헌장을 가슴에 금과옥조처럼 품고 직무수행에 임한다면 국민적 신뢰는 두터워질 것이다.

도민들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는 충북경찰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뼈를 깎는 각성이 요구된다. 면피성 아닌 개혁 차원의 예방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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