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도 '블루오션' 이다

2013.01.24 15:50:34

윤상원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사)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어김없이 구정(舊正)이 다가왔다. 명절 때마다 곶감은 인기 있는 단골 선물이다.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 중에 '곶감과 호랑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곶감은 옛 선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겨울밤 왕족(王族)의 다과에도 빠지지 않는 과일이었다.

맛있는 곶감은 겉껍질이 얇아 이물감(異物感)이 없고, 속은 조청처럼 부드럽다. 곶감은 냉동실에 넣으면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민간에서는 숙취 · 기침 · 딸꾹질 환자에게 곶감을 추천했다. 곶감의 표면에 묻은 흰 가루는 감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단맛이 농축된, 포도당 · 과당 · 만니톨의 결정체다. 옛날에는 이 분(粉)을 긁어모아 꿀 대신 쓰기도 했다.

곶감의 당도는 상당하다. 생감 상태에서 곶감으로 만들면 당도가 2~3배에 이른다. 이 정도면 설탕 수준이다. 곶감은 비싸다. 만드는 과정이 대부분 수작업이면서 까다롭기 때문이다. 바람과 기온에 맞게 집중적인 관리가 있어야 하며, 여기에 포장과 냉장까지 더해지니 비싸질 수밖에 없다. 곶감이 비싸니 거의 선물용이다. 자기 돈으로 곶감 사서 먹기는 버겁지만, 선물로 내놓기엔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요즘에는 '반건시(半乾·)'라 하여 붉은빛의 곶감이 단연 인기다. 반건시는 일반 건시에 비해 색도 예쁘고, 씹기에도 부드러우며, 더 달콤하다. 말랑말랑한 새 곶감이 매력상품이 되면서 곶감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딱딱한 곶감을 싫어하던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

급기야 미국, 뉴질랜드,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이 급증(急增)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젤리처럼 부드러운 한국산 반건시에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기분 좋은 일이다. 우리나라 곶감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 같은 결실은 청정한 우리 지역의 바람과 볕 그리고 정성 어린 손맛에서 시작되었다. 거기에 작은 기술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즉 포장 용기 · 박스 · 카탈로그에 심미안(審美眼)이 가미된 디자인의 공이 컸다. 혹자는 곶감제습기술과 곶감건조기술의 끊임없는 연구 결과 덕분이라고 한다.

근래에 과일의 묘목 및 재배기술은 시간이 갈수록 표준화되어 가고 있다. 품질의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결국 미래의 곶감싸움은 주요공정인 박피(껍질 깎기), 건조, 포장 기술로 압축된다.

판매업자들은 포장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포장의 시각적 효과는 소비자의 오감(五感)을 자극하여 판매로 쉽게 연결된다. '특허' 받은 곶감 포장 상품을 팔아, 꽤 돈 버는 중소기업도 있다. 포장된 곶감세트를 자르는 선에 따라 조각별로 쉽게 분리되는 기술이다. 고가(高價)로 판매되는 곶감을, 먹고 싶은 만큼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의 부담도 최소화하였다. '포장의 힘'을 꿰뚫어 본 것이다.

이런 포장 기술도 있다. 곶감을 낱개로 포장하면서 용기 안에 환기로(換氣路)를 만든 것이다. 이 기술은 포장용기의 외관을 보기 좋게 하면서, 환기도 원활해 저장성을 높인다. 곶감은 생산 기간이 길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러니 곶감의 질감(質感)과 당도를 높이는 제대로 된 건조 및 제습 방식 기술도 시급하다. 새삼 곶감 관련 기업들이 기능성 곶감 개발에 열중하는 추세다. 기능성 물질의 우수한 효과를 곶감에 넣어 비싸게 팔겠다는 전략이다.

그나저나 곶감은 우리 지역의 '블루오션' 상품임이 틀림없다. 지리적 표시 임산물로 지정된 영동 곶감이 있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대륙성 기후에서 자란 영동의 감은 품질이 뛰어나다. 우리의 오랜 전통 과일인 곶감을 현대화 · 브랜드화 · 특허화로 부각한다면 한류의 주역(主役)도 될 만하다.

'땡감'이라 불리며 푸대접받던 우리의 토종 감. 이제 귀하신 몸으로 새롭게 탄생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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