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역전 5일장 설 명절 앞두고 북새통

2012.01.19 19:14:19

편집자주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다. 설날은 음력 1월 1일로 새해의 첫날이다.
이날은 상서롭고 복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고, 집안 어른이나 이웃끼리 모여 새해 인사와 함께 덕담을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고, 몸과 마음을 차분히 하는 날이기도 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떠나있던 가족들이 고향을 속속 찾아들면서 늘 상 적막했던 시골 동네가 시끌벅적 하면서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냈다.
또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정담을 나누며 객지 생활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면 짧은 해가 더욱 짧기만 했다.
특히 명절 즈음해 열리는 설 대목 장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처럼 장터가 북적였다.
오랜만에 장을 찾은 사람들의 물건 흥정 소리가 정다움마저 느끼게 한다.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전과 어물전, 채소전은 문전성시다. 또 시골 할머니들이 손수 농사지은 고추와 마늘, 나물, 고사리 등을 들고 나와 펼쳐 놓은 난전은 말 그대로 삶의 현장이다.
지난해에는 구제역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가지 못했다. 올해도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든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번 설 명절만이라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고향을 찾아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보자.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우리 부모님들의 애틋한 사랑도 되새겨 보자.

할머니 세 분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연탄불을 쬐며 막걸리 한 잔으로 추위를 달래는 모습에 그 옛날 장터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났다.

"사람은 많이 왔다 갔다 하는 데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가 않아. 손주놈들 용돈이라도 주려면 이래가지곤 안 되는데..."

설을 5일 앞둔 18일 제천 역전시장에 난전을 편 김진식(67) 할머니의 푸념이다.

제천시 금성면에 살고 있는 김 할머니는 이날 손수 만든 만두와 감자, 시래기, 고춧가루, 고사리 등 다양한 물건을 내놓고 장을 찾은 손님들과 흥정을 이어갔다.

그러나 생각보다 신통치 않은 판매에 옆에서 함께 난전을 편 할머니들과 연탄불을 사이에 두고 불을 쬐며 막걸리를 한 잔 하고 있었다.

옆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시던 김문난(75) 할머니는 "예전보다 역전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긴 하는데 팔리는 건 별반 다르지 않아. 그래도 지난해 구제역을 생각하면 올해는 낳은 편이긴 하지"라며 "가지고 나온 것들 오늘 못 팔면 식구들끼리 먹고 말아야지 뭐"하며 호탕하게 웃으신다.

할머니 세 분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연탄불을 쬐며 막걸리 한 잔으로 추위를 달래는 모습에 그 옛날 장터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났다.

제천 역전 5일장은 이날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명절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장날이다 보니 평소보다도 2배 가까운 사람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제천 역전 5일장은 이날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명절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장날이다 보니 평소보다도 2배 가까운 사람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제천 각 지역에서 이날 물건을 팔기 위해 역전장을 찾은 사람들은 수백여명에 달하며 외지에서도 많은 장사꾼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대목 특수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제천시민과 외지 관광객들이 장을 보기 위해 몰려들며 사람들끼리 부딪히며 앞으로 전진도 어려웠지만 그 덕분에 이것저것 난전에 펼쳐놓은 각종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물전, 채소전, 과일전, 육전은 말할 것도 없고 한 켤레에 5천원하는 신발전, 바늘부터 망치까지 온갖 공구를 파는 난전, 눈이 어지러워 구경이 힘들 정도로 각종 물건이 팔리고 있었다.

1㎞일대에 들어선 500여 개의 상점은 각기 다른 보따리를 풀어낸 것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직접 농사지은 고추, 땅콩을 비롯해 갖가지 나물류를 갖고 나온 상인들, 넉살 좋고 손 큰 생선장수, 인근 영월에서 찾아오는 생선포장수, 닭꼬치, 등갈비, 족발 등 맛깔스런 먹거리를 파는 먹거리장수, 단양에서 직접 만든 밑반찬을 파는 반찬장수, 직접 농사지은 채소와 과일을 파는 농민 등 등 다양한 장마당이 펼쳐진다.

비록 어수선한 정치판과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마음 한구석이 휑하니 빈 듯 하지만 설 명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버릴 수 없었다.

김문난 할머니는 "팔고 못 팔고는 별 문제될 것 없어. 그저 이렇게 나와 막걸리 한 잔 하고 돌아가면 되는 거지. 설날 찾아올 내 새끼들 생각하면 힘든 거 하나 없다"고 말씀하신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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