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앞둔 진천 5일장 풍경

쌈진돗으로 흥정하는 할머니…옛 장터 모습 그대로

2012.01.19 19:23:46

설 명절을 앞두고 대목을 기다리고 있는 진천 5일장의 모습.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 마음에 설빔을 준비하려 할멈과 함께 나왔다"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올해 설은 웃음꽃이 만발한 행복한 명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둔 지난 15일 5일장이 열린 진천군 진천읍 전통 재래장터가 설 선물과 제수용품 등을 사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지난해에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설 명절에 가족과 친인척들이 찾아오지 못했으나 올해에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발생하지 않아 정겹고 즐거운 명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흑룡의 해' 임진년 설날 대목을 맞이해야 할 진천 전통 5일장에 차례상과 설빔을 준비하려는 사람들과 상인들의 발길이 경기 침체로 다소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도 없지 않다.

설 명절에 사용할 제수용품을 고르고 있는 주민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한 상인은 "주변에 크고 작은 마트들이 곳곳에 있는 것도 이유겠지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판매는 반으로 줄어들었으나 가족과 친인척을 만났다는 기쁨 마음에 설빔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 어귀를 돌아다니다 보니 시골사람들의 인심이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대목장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손을 잡으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한다.

오전에 제사상에 올릴 제물을 사기 위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보니 어느새 배가 출출한지 장터국밥집으로 향하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서서 이야기꽃을 나누는 정겨운 모습을 보며 시골 인심의 풋풋함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하다.

설 명절 대목을 보기 위해 좌판에 옷을 잔뜩 펴놓은 한 50대 상인은 행인들을 향해 최고의 선물, 명품보다 더 나은 명품이라며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은 시골장터에서만 볼 수 있는 또한의 모습이다.

그 옆에선 제물에 사용되는 북어포를 뜨는 어물전 장꾼의 손놀림이 매우 바쁘다.

옛 장터 대목장처럼 약장수의 원숭이 쇼나 엿가락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각설이 등은 없지만 시끌벅적한 정이 넘쳐나는 장터 모습은 옛적 그대로 우리들에게 설명절을 위해 준비하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는 모습이다.

설 명절을 맞아 노부부가 손자손녀들에게 설빔으로 줄 양말을 고르고 있다.

한 할머니는 설 명절 가족들의 설빔을 준비하며 작은 돈지갑에서 꼬깃꼬깃한 돈을 꺼내 상인과 흥정하는 소리는 시골 장터의 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평소 5일장 시글벅적해야할 장내에는 인적이 들물었으나 설 명절 대목장 모습은 옛 장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정겨움이 묻어났다.

양손 가득 설에 올릴 제수용품과 가족들에게 나누어 줄 설빔, 장거리를 보고 아는 사람들끼리 만나 나누는 담소에는 그들만의 멋이 담겨 있다.

민족 최대의 멸절인 설 명절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5일장터이고 보면 대형매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요즘 젊은이들이 한 번쯤 들러볼만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설 명절 대목장의 풍경은 늘 따뜻하고 풍성해 보인다.

올 설날은 특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태여서 의미가 크다.

진천 / 김요식기자 ysk15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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