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 육우값 폭락…막막한 農心

송아지값 절반으로 뚝… 그늘진 얼굴에 한숨만

2012.01.04 19:39:27

음성군 원남면 상노리 남씨가 소에게 볏짚을 먹이고 있다.

최근 한우, 육우(고기소·젖소 수컷) 등이 적정 사육두수를 초과 하면서 전국적으로 소값 파동이 일어났다. 축산농가는 사료값 때문에 계속해서 사육을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팔리지도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난처한 상황이다.

작년에 한우 송아지값이 최고 28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80만원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뚝 떨어져 요즘 축산농가들이 울상이다.

하지만 육우는 마리당 1만원에도 사가는 사람이 없다. 꽁짜로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 농가들은 사료값 폭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생물이라 어쩔 수 없이 피해를 감수 하면서 사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추위가 엄습한 4일 음성군 원남면 상노리 남모(61)씨 축산 농가를 찾았다. 마침 소에게 먹일 건초 더미를 나르던 남씨는 "요즘 어떠신가요"하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착잡하다며 그늘진 얼굴에 한숨만 내쉬며 소에게 건초를 골고루 나눠줬다.

그는 2년전 음성군과 음성축협이 한우 송아지 릴레이 분양 사업을 실시했을 때 송아지 네 마리를 분양받아 들뜬 마음으로 처음 축산업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고 했다. "그때는 송아지 한마리에 200만원 정도 할 때여서 전망도 좋았습니다"그런데 이렇게 소 값이 곤두박질 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현재로서는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의 푸념이 가뜩이나 추운 날씨를 더욱 꽁꽁 얼게 했다.

"힘들어도 그냥 붙들고 있다"면서 "이미 시작한 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남씨는 현재 한우 8마리, 송아지 4마리 등 모두 12마리를 키우고 있는 비교적 소규모 축사를 운영하고 있는데도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 하고 있다. 전문 한우 축산농가의 경우더욱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음성군 삼성면 윤모(50)씨는 십수년 동안 육우만 사육해오다 작년 초 구제역으로 키우던 소를 모두 살처분했다. 그러다 작년 가을에 한우로 전환해 60마리를 새로 입식시켜 사육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소값 파동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년에 소를 들여올때만 해도 250~300만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잘 받으면 30%정도의 가격에 매매되고 있어 대책이 없다"며"사료값은 오르고 소 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난감해 했다.

음성 / 남기중기자 nkjlo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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