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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오는 12일 정월 대보름을 앞둔 가운데 오곡밥, 부럼깨기 재료들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전통시장·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오곡밥과 부럼 재료 등 주요 10개 품목 물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10개 품목의 평균 합산 가격(4인 기준)은 전통시장 13만9천700원, 대형마트 18만5천200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2%·8.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폭 오른 셈이다.
특히 오곡밥 재료의 가격 상승이 컸다.
전통시장 기준 붉은팥(800g)은 1만6천원으로 전년 대비 45.5% 상승했고, 찹쌀(800g)은 3천200원으로 23.1%, 검정콩(720g)은 7천500원으로 7.1% 각각 올랐다.
이에 대해 한국물가정보는 "줄어든 재배면적과 지난해 집중호우, 폭염 등 악천후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붉은팥은 폭염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공급량이 줄어들었고, 수요량이 급증하는 동지를 기점으로 가격이 급상승해 계속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부럼깨기 재료인 잣·밤·호두·은행·땅콩 중에서는 은행과 땅콩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은행(600g)은 7천 원으로 지난해 대비 16.7%, 땅콩(400g)은 1만 원으로 11.1% 각각 상승했다.
해당 품목 특성상 수작업이 요구되기에 인건비가 가격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인건비 상승으로 작업량이 감소하며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오곡·부럼 가격은 악천후로 2021년 크게 오른 뒤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가 재배면적 감소와 기상악화로 작년부터 다시 값이 올랐다"며 "최근 건강과 환경 생각, 그리고 고물가로 외식 대신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해 집밥을 먹는 이들이 늘어나며 수요가 증가한 것 또한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편, 정월대보름은 과거 농경 중심 사회에서 농사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풍요를 상징한다. 이날 액운을 막고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문화 가운데 '오곡밥'과 '부럼깨기'가 현재까지 대표적으로 남아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