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지경부 장관의 '고향 사랑'

이시종 지사 회의장에 배석 '파격대우'
돌발상황 마다 구원투수 자처 큰 역할

2013.02.04 20:13:37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히던 충북경제자유구역이 가까스로 최종 지정이란 관문을 넘은 데는 누구보다 홍석우(59·사진) 지식경제부 장관의 역할이 컸다.

청주 출신의 홍 장관은 4일 오전 10시 개회된 56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이시종 충북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를 입장시켰다. 경자구역위원장이기도 한 홍 장관은 양 지사에게 인사말을 할 기회를 줬다.

이시종 지사는 20여명의 경자구역위원들 앞에서 "충북은 최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국가의 전폭적인 코치를 받는다면 충북경제자유구역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의 강한 추진의지는 경자구역위원들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인사말이 끝난 뒤 홍 장관은 두 지사를 회의 탁자 뒤에 배석시켰다. 혹시나 모를 돌발 상황을 지사가 직접 대응하라는 뜻이었다. 비공개 회의 원칙을 깬 파격적인 배려였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기획재정부 소속 일부 위원들이 충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민간평가단에서 보완 요구한 사항이 누락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 회의 진행을 맡은 홍 장관이 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그는 "지식경제부에는 보완 내용이 제출됐다. 회의가 끝난 뒤 기획재정부 측에 자세히 설명해주겠다"며 기재부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겨우 숨을 돌리려는 찰나, 또 다른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몇몇 위원들이 '조건부 지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거다. "'1년 이내에 청원군 지역의 수질오염총량제 제재를 해소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 게 아니라 이번에는 강원도만 지정해주고, 충북은 수질오염총량제 문제가 해결된 뒤 승인해주자"는 주장이 나왔다.

다급해진 이 지사는 "3월까지는 모든 제재사항을 해소할 수 있다"며 "경제자유구역은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인 만큼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최종 승인해주면 좋겠다. 또 지금 당장의 모습보단 앞으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달라"고 건의했다.

결국 이 지사의 말을 믿기로 한 위원들은 예정대로 충북을 강원도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최종 지정해줬다. 홍 장관의 배석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새해 최고 선물을 들고 충북으로 돌아온 이 지사는 홍 장관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회의에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때마다 회의 진행을 맡은 홍 장관이 잘 협조해줘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며 "고비의 순간마다 고향을 잊지 않고 배려해준 홍 장관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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