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 - 짙은 어둠은 새벽을 깨우고

2025.02.20 00:00:00

짙은 어둠은 새벽을 깨우고
        공운 김경재
        충북시인협회 회원



세상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멈춰 있다
시냇물도 흐르지 않아
훗날 이야기마저 얼려버리고
생명의 호흡은 멈춰 정적을 일으켜 세운다

벌거벗은 나무 작은 바람에도 툭
부러질 것 같다

태양은 휴가 중 보이지 않고
가냘픈 차가운 흐름만 마른 풀잎 깨우고
벗어버린 나뭇잎조차 나목을 울려
새벽은 오려나

듬성듬성 잔설이 남은 골짜기
산짐승 발자국이 아우성치며 추위에 떤다

침묵으로 말한다. 죽음보다 더 깊은
심연의 휘오리 바람
코끝에 맺힌 짙은 봄향은 신전의 문을 열고
봄의 여신은 후미진 산허리로 곧 달려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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