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

충북 1위 건설사, 법정관리 신청
하도급 전문건설업 연쇄 영향 우려
건설업 고용 19.7% 감소
건설공사비 증가·부동산 PF부실·악성미분양 증가까지

2025.04.09 18:00:37

충북의 한 건설사가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부동산 PF부실과 미분양, 고환율 등 복합적인 악재로 인해 건설업계가 끝이 안보이는 불황을 겪고 있다. 9일 청주의 한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올해들어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건설업계가 생존 기로에 놓였다.

충북에서도 기성실적 상위 종합건설기업 가운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거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업체들이 확인되고 있다.

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1월 건설수주는 9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31.4% 감소하며 1월 수주 기준 1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간과 공공 수주가 모두 하락하면서 1월 건설기성액은 지난해 대비 26.8% 하락한 10조7천억 원이다.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와 동행지표인 건설기성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충북도내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인 대흥건설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올해 1월 전국 시공능력 58위인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 삼부토건과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삼정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지난달 벽산엔지니어링과 이달 1일 이화공영, 7일 대흥건설이 신청했다.

종합건설사의 어려움은 하도급 전문건설업으로 연쇄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지역 내 건설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도내 건설경기 둔화는 고용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3월 충북 고용동향에 따르면 이달 도내 취업자 수는 97만3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3.3%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업 취업자수는 6만5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9.7%(1만6천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건설업계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사태는 건설공사비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주택시장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도내 건설업계 부진이 장기화되고 투자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가량 상승했다.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건설산업 특성상 공사비 상승은 이해관계자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도 공사비 지수가 30%가량 올랐다"며 "원가 상승으로 인해 공사 시행 이윤이 맞지 않아 이윤이 안 남거나 손해보는 사업장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이제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미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영향은 2023년 본격화 됐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PF사업장 규모는 2024년 9월말 기준 210조 원으로, 이중 유의 또는 부실 우려 사업장은 10.9%인 22조9천억 원 수준에 달한다. 정상 사업장도 고금리, 고환율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될 경우 지방 아파트 미분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 의식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충북은 지난 2월 기준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565가구로 전달 대비 40.2% 증가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충북 중소 건설사들은 타지역에 비해 공공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민간 투자를 활발히 하는 곳들은 많지 않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은 민간투자나 대형 건설현장이 많았던 곳들이기도 하다"라며 "공공공사 위주로 영업한 영세건설업자들은 상대적으로 PF나 경기침체, 미분양으로 인한 어려움을 덜 겪는다고 할 수 있다. 충북이 타 지역에 비해 건설사 부도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전반적인 경기부진으로 인한 업계 어려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에 자금이 풀리지 못하면 다른 현장에 압류가 걸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발주기관이 자금을 풀지 않게 되면서 자금이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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