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서원구 미평동에 있는 청주교도소 이전을 위한 용역을 본격적으로 재개키로 한 가운데 경상북도 청송군이 교도소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타지자체 이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속보=청주시가 청주교도소 이전을 위한 용역을 본격적으로 재개키로 한 가운데 이전지역을 청주가 아닌 타 지자체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11일자 1면>
일반적으로 교도소 등 법무시설은 대표적인 님비(nimby) 시설로, 주민들이 기피해 지난 1990년대부터 청주교도소 이전을 추진해오던 청주시는 이전지를 정하지 못해 사업이 표류중이다.
반면 경상북도 청송군은 교도소 유치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법무시설을 하나의 지역 활성화 인프라로 보고, 지역소멸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법무시설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교도소 이전지를 찾지 못하는 청주시와 교도소를 적극 유치하고 싶어하는 청송군의 이해타산이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이에따라 본보는 청송군에 청주시의 상황을 알리고 '청주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 청주외국인보호시설을 이전하겠다면 수용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하자 "대환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청송군 관계자는 11일 본보를 통해 "교도소만 유치할 수 있다면 청송군에서는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현재도 청송군에는 교도소가 4곳이 있는데 추가 교도소를 짓기 위한 부지도 굉장히 넓은 상태"라고 밝혔다.
마침 청송군은 여자교도소 유치를 위해 건물을 우선 신축하고 유치 준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관련 정부예산은 올해 삭감된 상태다.
사전에 타 지자체와 교도소 이전 협약 등을 체결해 사업이 구체화됐더라면 이 예산이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됐을 수도 있지만, 아직 유치를 하지 못한 상태다보니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시 역시 이같은 청송군의 사정을 전해주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청주지역 내에서 이전지를 정하지 못해 30여년을 허송세월했던 시가 '타 지자체로의 이전'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는 청송군이 받아주기만 한다면 언제라도 이전을 추진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청주시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청주교도소의 이전 문제가 늘 한계점으로 작용했었다"며 "만약 행정적 절차가 가능하기만하다면 청주시도 전향적으로 청송군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청송군은 교도소 유치를 희망하고, 청주시는 교도소 이전을 희망하는 상황이어서 양 지자체의 전향적인 움직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문제는 법무부다.
양 지자체가 강력히 원한다하더라도 법무부의 승인 없이는 법무시설을 마음대로 이전할 수가 없다.
이에대해 본보는 법무부에 관련 질의를 한 상태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법무부의 질의 답변에 따라 청주시의 고민거리였던 청주교도소 이전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청주지역과 청송군지역 정치인들이 나서 합심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이 희망하는데 정부차원에서 반대할 일도 없지 않겠나"라고 조언했다.
현재 청주시 서원구 미평동에 위치한 청주교도소는 지난 1978년에 지어져 시설이 노후화됐고,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재소자 과밀화 해소와 인권 보장을 위해 신축·이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인구 2만4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청송군은 법무시설을 추가적으로 유치해 교정 공무원들을 위한 '교정빌리지'를 조성하다는 방침이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