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예상대로였다. 많은 걸 끌어내지는 못했다. 이견도 여전했다. 엊그제 열린 여야대표 회담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래도 정치 정상화로 가는 첫발은 뗀 셈이다. 다만 그들만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 아쉬움 많이 남긴 첫 만남
여야대표 회담이 11년 만에 열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속을 텄다. 회담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국민들이 기대한 민생 현안의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의회정치를 복원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민생 협치의 계기를 만들었다. 불행 중 다행인 이유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그동안의 대립 갈등을 한꺼번에 일소하긴 어렵다. 투쟁에 함몰됐던 정치상황이 쉽게 타결될 수도 없다. 하지만 예서 멈추면 안 된다. 한동훈·이재명 대표는 회담을 이어나가야 한다. 1차 회담의 성과를 기반으로 2차, 3차 회담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합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여야 대표 회담이 무려 11년 만에 열렸다. 그동안 여당 대표는 청와대에 종속된 위상이었다. 야당 대표가 여당 대표를 별도로 만나려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만나봐야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좀 달라진 듯하다. 한·이 대표 회담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 정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때마침 2일부터 정기국회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야 대표 회담 후에도 똑같은 정쟁을 계속하면 정말어이 없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여야 대표 회담의 의미가 사라진다. 한낱 정치 쇼였단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의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공식 의제 부분에선 적극적이었다. 한 번에 다 얻을 수는 없다. 일단 국회 정상화와 정치 복원의 계기로 삼아야한다. 역대 가장 늦은 22대 첫 정기국회다. 국회가 타협과 양보라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11년만의 여야 대표 회담은 많은 걸 시사한다. 가장 먼저 대립과 갈등, 투쟁에 함몰된 정치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인들에게 "국민의 손을 잡고 반걸음만 앞서가라"고 했다. 국민의 뜻을 살피되, 필요하면 과감해지란 메시지다. 국가발전과 사회 통합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의미다.
두 사람의 첫 회담엔 아쉬움이 많다. 그래도 의미 있는 출발이란 평가다. 다양한 현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확인한 것만 해도 성과다. 다만 이번 한 번으로 끝나면 무의미하다.
*** 그래도 2,3차 계속해야
두 사람은 날 선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 바람에 회담 정례화도 합의 못했다. 하지만 희망적 메시지는 남겼다. 한 대표는 "이번 회담이 정치 복원의 신호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정치의 돌파구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상대를 존중하고 양보하면 못 할 게 없다. 이제 두 사람은 조건 없는 소통을 키워가야 한다. 서로 뜻을 모으면 다르다. 정쟁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발현돼야 한다. 강대 강 대치를 대화와 협치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정치복원은 절실한 과제다. 두 사람은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키로 했다.·실질적인 합의와 이행만이 남았다. 더 자주 만나 소통해야 가능하다. 소통이 사라지면 정치가 자리를 잃는다. 그 공백은 양극단의 목소리만 키운다. 국민 눈높이완 점점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