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그것만 보여: 바더-마인호프 현상(Baader-Meinhof Phenomenon)

2024.07.18 10:05:52

홍승표

원남초등학교 학교장 (교육학 박사)

"자꾸 그것만 보여…." 애마인 내 자동차의 연식이 너무 오래되었다.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운전 경력이 오래되었으니 자동차도 몇 번은 바꿨다. '어떤 차로 바꾸면 좋을까'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지만, 차를 바꾸려고 마음먹은 다음부터 차에 대한 정보나 뉴스 기사, 소셜미디어 등이 자주 눈에 띄게 된다.

나의 경우처럼 새로운 자동차 모델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도로에서 돌아다니는 동안 그 모델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어떤 주제에 대해 정보를 처음으로 얻게 되면,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현상이 있다. 어떤 주제와 관련된 사건이나 정보를 더 자주 관찰하게 되는 현상을 바더-마인호프 현상(Baader-Meinhof Phenomenon)이라고 한다.

바더-마인호프 현상을 빈도 착각(Frequency illusion)이라고도 하고 인지 편향이라고도 표현한다. 인지 편향인 바더-마인호프 현상은 새로운 정보나 대상, 사건이나 경험이 그 이후에 더 자주 주변에서 발생하거나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므로 짧은 시간 내에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바더-마인호프 현상은 '선택적 주의'와 '확증 바이어스'가 작용해 일어나는 인지 현상이다. 지금까지 주변에 존재하고 만나도 의식하지 않았던 것이, 자신에게 있어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로 인식했을 때, 뇌는 '새로운 것을 배웠다!'라고 흥분 상태가 되어, 선택적 주의가 무의식적으로 기능하기 시작한다.

바더-마인호프 현상과 유사한 심리 현상으로 선택적 주의, 확증편향 뿐만 아니라 지각적 맹시 등도 포함한다. 우리의 뇌는 배운 정보와 가깝거나 같은 패턴을 찾으려고 하는 상태가 강하게 작용하고 생활 속에서 그 패턴을 알아채기 쉬워진다. 여러 번 그 패턴을 깨닫거나 자각하게 되면, 확증 바이어스가 작용해 '왠지 갑자기 보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강해지게 된다.

교육 현장의 교육과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대별 필요와 흐름에 따라 교육과정도 관점에 따라 교과 중심 교육과정, 경험 중심 교육과정, 학문 중심 교육과정, 인간 중심 교육과정 등으로 변화하였다. 학습자의 경험을 중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학습자의 학력을 중시하기도 하였다. 관심이나 주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교육의 방향도 바뀌게 된다. 몇 년 전 혁신학교 교육과정이 유행처럼 번지는 때도 있었고 지금은 IB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정답이 없다. 경험을 통한 학습, 학습을 통한 경험 어느 것이든 장단점은 존재한다. 여기서 장점과 좋은 점, 추구하고 그리는 학생상을 제시하고 교육 효과를 증진하는 교육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교육자들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전문가이다. 교육과정을 프레임워크화 하는 과정을 전개하는 전문가이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도, IB 교육과정도, 단위 학교 여건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도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인 우리 선생님들의 과업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 운영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학습하고 생활하는 설계도인 학교 교육과정에 대하여 단위 학교 공동체 구성원인 교육 가족 모두의 인식 변화와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관심을 가지면 그것에 대한 좋은 점이 자꾸 눈에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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