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메뉴를 정하지 않고 식당을 찾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의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그 식당 안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들어가기가 잠시 망설여졌다. 다른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메뉴가 아닌 '그저 그런 메뉴'의 식당이었다. 그 식당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맛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손님이 찾는다는 것은 '음식이 맛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로 붐비는 것처럼, 세 사람이 모이면 그 집단에 힘이 실리는 현상이 '3의 법칙'이다. 누군가 거짓말을 할 때, 처음 한 명이 할 때는 별 효력이 없다. 둘이서 하더라도 역시 효과는 별로이다. 그러나 셋이 거짓말을 한다면 그 거짓말에 힘이 실리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정말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여러 사람이 함으로써 상대방을 믿게 하는 것이다.
신호등 앞에서 누군가 한 명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우리는 생각 없이 지나갈 것이다. 심지어 누군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3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방향의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면, '무슨 일?'이라는 생각으로 하늘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 뉴욕의 거리 한복판에서 실시한 실험(1969년)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바쁜 대중 속에서 같은 행동을 하는 세 사람을 차례로 투입하면 어떤 변화를 끌어내는지 확인한 실험이다.
관련된 사자성어가 삼인성호(三人成虎)이다.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게 되면 없는 호랑이도 있는 것으로 된다는 뜻이다. 거짓말을 처음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음'에서 거짓말이 반복되면 '반신반의'로 또 거짓말이 계속되면 '믿음'으로 바뀐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 똑같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생활의 긍정과 부정의 측면에서 적용된다.
집단행동을 만드는 요인에는 타당성, 실행 가능성, 사회적 인정 등이 있다. 여러 사람의 충고나 여러 사람의 행동을 따르는 것을 좋은 의사결정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타당성이 검증되었다고 여기면서…. 그리고 여러 사람이 무엇을 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긴다. 실행 가능성이 입증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많은 이들과 하나가 되었다는 사회적 인정을 은연중에 얻게 된다. 사회적 인정은 '뇌과학'으로도 설명된다.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저항할 때마다 '독립적 고통'이라 불리는 부정적인 정서와 편도체 부분이 활성화된다. 독창성에는 고통이 따르게 된다. '다름'에서 발생하는 다소 부정적인 정서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인지적인 자각보다는 감성적 불편함을 통해 드러난다.
창의성과 독창성은 타인과 다름에서 온다. 더불어 '독립된 고통'을 수반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문제 상황이나 과제 수행에 있어서 그 본질을 잘 파악하여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진솔한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서로 공감하며 반대의견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는 "최고의 지성은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품으면서도 정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서로 공감하고 난 후에 창의성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 진정한 능력이 아닐까? 최고의 지성, 그리고 공감과 배려로 나의 생활에 "예(yes), 아니요(no)"를 분명하게 행할 수 있는 그런 삶을 그려본다.
우리는 환경의 지배를 받지만, 상황을 지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