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최고의 영화로 극찬받은 소울(Soul)이라는 영화가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유머로 인기를 끌었다.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끔 하는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영화 소울(Soul)에는 그 세계에서만 통하는 것들이 있다. '태어나기 전 세상', '유 세미나', '모든 것의 전당', '불꽃', '지구 통행증', '머나먼 저세상', '무아지경'이라는 단어를 통해 관객들이 소울(Soul)세계에 쉽게 다가가도록 도움을 준다.
소울(Soul)세계에서 특히 기억에 남고 나에게 다가온 단어는 '무아지경'이다. 무아지경은 어떤 일에 몰입하게끔 하는 행동의 원천과도 같다. 또한 '무아지경'은 어떤 상황에 스스로 몰입해 있을 때 느끼는 현상이다. 긴장과 이완의 연속이며 어떤 것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최고의 경지를 말한다.
언젠가 과학실 출입문 위에 적혀 있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이라는 표현이다. 누구든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혹은 단순히 그것이 좋아 몰입의 즐거움과 무아지경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아지경은 '정상 경험' 혹은 '절정 경험(peak experiences)'이다. 무엇인가를 행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무아의 경지에 빠져 자신마저도 잃어버리면서 어떤 것을 행한 경험을 의미한다. 어떤 이는 음악을 통해 몰입과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이는 높은 암벽을 오르며, 또 어떤 이는 그림을 그리며, 트랙을 달리며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또 내가 근무하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는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 학생들이 탐구와 배움에 빠져드는 경우도 흔히 있다. 단순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각자의 소중한 삶이 되고 개인의 빛나는 역사가 된다.
그러나 절정 경험(peak experiences)은 늘 거창하고 그럴듯한 것만이 아니다.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며 작은 것에 늘 감사하는 것들로 채워질 수 있다. 우리 학교는 모두 함께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 자랑같지만 우리 학교의 급식은 어머니의 손길처럼 정성스럽고 맛있다. 그러나 더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모여 있을 때, 우리 모두의 모습은 환한 웃음과 미소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 각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소한 일'들이 진정으로 '위대한 일' 일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소중한 것을 위해 몰입하며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소소한 일상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나는 중년이다. 그러다 보니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종종 있다. 내용은 단순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순해지고 있다. '잘 살고 있는가? 혹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