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비극…우암동 상가 붕괴 참사 '재조명'

2024.07.16 17:40:13

지난 1993년 청주시 우암동의 한 상가아파트가 붕괴돼 매몰된 시민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청주시 DB
[충북일보] 청주 오송 궁평 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1주기를 맞으면서 과거 청주에서 발생했던 우암동 상가아파트 붕괴 참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93년 발생한 우암동 상가아파트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30년이 넘어가지만 당시 '인재(人災)'로 기록됐던 이 사고를 "잊지말자"던 구호가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게 됐다는 절망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사고는 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전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참사로 기록됐지만 이제는 청주시민들 조차 이 사고를 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고를 잊지 않고 국가적, 지방정부적 차원에서 안전에 만전을 기했더라면 오송 참사와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993년 청주시 우암동의 한 상가아파트가 붕괴돼 매몰된 시민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청주시 DB
하지만 30년이 지나면 참사를 잊기엔 충분한 시간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송 참사와 우암동 상가아파트 붕괴 참사는 결국 사람의 잘못으로 발생한 '인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암동 상가아파트 붕괴 참사는 우암동의 한 상가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가스시설이 폭발하면서 아파트 전체가 붕괴한 사고다.

이 사고로 실종자 1명을 포함해 모두 28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48명에 달했다.

또 점포 50여개와 아파트 전체 건물 붕괴로 9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거주지를 잃은 주거민만 350여명을 넘었다.

이 사고의 원인은 오송 참사의 주원인으로도 꼽히는 '부실공사'였다.

아파트를 짓는데 자갈이나 불량골재 등을 사용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고, 콘크리트 구조체에서도 나뭇조각 등 이물질이 다량함유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철근의 굵기도 정량에 미달됐고 이 아파트를 시공한 업자들은 제대로 된 자격도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사고는 '인재'로 기록됐다.

그렇다면 이 사고에서 책임자들의 처벌 부분은 어땠을까.

현재 오송 참사의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도 공사 시공 책임자인 행복도시건설청장, 관리주체인 김영환 충북지사, 행정구역 관리주체인 이범석 청주시장의 기소 여부지만 우암 상가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당시 단체장들은 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당시 단체장이었던 이원종 전 충북지사와 나기정 전 청주시장에게는 내무부의 경고 조치가 내려진 것이 고작이었다.

이후 이 사고는 우리네 기억에서 빠르게 잊혀져갔다.

이를 방증하듯 바로 이듬해 충주호에서는 130여명이 탄 유람선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졌고, 지난 2012년에는 청주 LG화학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8명이 숨을 거뒀다.

여기에 지난 2017년에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참사였지만 이 참사들 이후 과연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에 변화가 있었는가를 되짚어볼 시점이다.

일각에선 "우리나라도 이제는 선진국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여전히 후진국형 '인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잊지말자는 구호가 단순히 구호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국가차원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한편 오송 참사는 지난해 7월 15일 발생했다.

당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인근 미호천교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t의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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