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도정 혼란 이유부터 살펴라

2024.08.23 06:58:41

[충북일보]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충북도가 삐걱거리고 있다. 충북도정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핵심 현안이 차질을 빚는데다 산하기관장의 비위 연루 의혹마저 터진 탓이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이나 사업에 치중한 탓도 있다. 최근 들어 충북이 공들인 현안 사업들이 줄줄이 정부 공모에서 탈락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도정 역량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현안 해결에 힘을 쏟는 것 같지 않다. 그다지 시급하지 않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충북도정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도민의 마음과 눈높이에 반응해야 한다. 도민과 한편이 돼 도민이 원하는 걸 해야 한다. 그래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 한쪽으로 크게 치우친 추상적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대신 구체적인 외연을 확장해 균형을 잡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변화의 방향은 언제나 도민 눈높이와 민심이어야 한다. 현 정부가 국민 눈높이와 민심에 역행해 어떤 참변을 당했는지 반면교사 해야 한다. 일단 4·10총선에 참패한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김 지사는 충북도민 눈높이에 맞추고 민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애초에 막아야 한다. 그래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 지사의 정책 등에 모든 도민이 찬성하는 건 아니다. 도민의 반대 목소리나 원성이 있는지도 귀 기울여야 한다. 도민 눈높이에 맞추는 건 포퓰리즘이 아니다. 물론 도민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 때로는 합리적이지 않은 바람에 휩쓸리기도 한다. 하지만 김 지사는 민심의 방향을 주시해야 한다. 최소한 도민이 원하는 방향이 뭔지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선거에 패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 패하면 그 다음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게 도정 책임자인 도지사의 굴레다.

충북도지사는 배우고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 평생 실력을 쌓아 정점에 이르렀을 때 도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리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책임져야 한다. 아래로 떠넘기면 그 순간 더 큰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지금 충북도정이 흔들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김 지사는 먼저 면밀한 검토 없는 즉흥적 지시를 자제해야 한다. 속도전도 문제다. 정책 실현은 대충대충 해서 될 게 아니다. 지방 행정 경험이 없는 건 자랑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경험 이상을 하기 어렵다. 행정 영역에선 때 묻지 않은 참신함은 그저 무경험일 뿐이다. 눈부시게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뿐이다. 능력은 갑자기 생겨나지 않는다. 경험이 늘 기본 바탕이 된다. 민심에 귀 기울이고 조직 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김 지사라고 모든 걸 경험할 순 없다. 그러니 적절한 인사를 통해 부족함을 메워야 한다. '내가 아는 사람'보단 '주변에서 추천한 사람'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김 지사는 아는 게 참 많다. 하지만 다 아는 게 아니다. 주변에 '아닙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예스' 대신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김 지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공무원들은 기대가 없으면 '노'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예스'라고 할 뿐이다.

김 지사는 조직 내 직원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늘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늘공(공무원)은 그대로다.·정책의 진행에 늘공과 어공의 조화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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