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원 개발 전국에서 말썽

2017.08.30 14:59:56

조무주

객원 논설위원

전국의 지자체가 장기 미집행 도시 공원 해제를 앞두고 민간 사업자를 동원한 개발에 나서자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의 공원 개발은 전체 면적 중 30%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엄청난 환경 파괴와 교통 혼잡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민간 공원 개발 사업에 나선 지자체는 청주시를 비롯하여 대전, 광주, 평택, 천안, 구미, 순천, 인천시 등이며 이 지역의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려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간 공원 개발 사업은 도심의 5만㎡ 이상 공원을 대상으로 70% 녹지에 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 녹지에 아파트나 상가를 짓는 방식이다. 대부분 업자들은 고수익을 위해 고층의 아파트를 건설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 매봉산, 잠두봉, 새적굴, 영운공원 등이 개발에 들어갔으며 원봉공원 등 2개 공원에서 추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봉산 공원은 금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고 잠두봉 공원은 9월 중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올해 안에 분양할 예정이다. 이에대해 매봉산 잠두봉 공원지키기 주민대책위는 "행정 소송을 통해서라도 개발을 저지하고 시행사가 공사에 착수하면 몸으로라도 막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택시 모산골 평화공원 지키기 시민 모임도 2천500여 명의 시민으로부터 개발 반대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하고 개발 저지에 나섰다. 이들은 "공원을 민간 개발 방식으로 전환하면 녹지 축소로 인한 난개발과 공원의 공적 기능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며 '주민 대토론회 개최'를 시에 요구하고 있다. 대전시 서구의 경우도 2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월평공원 아파트 건설저지 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개발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월평공원의 환경 훼손을 비롯해 교통 체증을 심화시킬 아파트 건설에 반대한다"며 "현재의 월평공원 개발 사업은 아파트 건설 사업이지 공원 조성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월평공원을 비롯해 용전, 매봉, 문화공원 등 4개 공원에 대해 민간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이에대해 "국토교통부의 도시 공원 임차제 도입 추진 등의 기회가 있다고 충고했으나 시장의 아집과 일방 통행식 행정으로 주민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광주 시민단체도 중앙공원의 민간 공원 개발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중앙공원을 지키는 시민모임은 '광주시민 1천 인 선언'을 통해 "공원의 공공성 확보와 도시공원 기능 최대화 실현을 위해 시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도심의 공원 개발은 광주시가 해야 할 책무인데 이를 저버리고 민간 업자에게 개발권을 주어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천안시에 위치한 청수공원도 민간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려 하자 토지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수공원 지주 공동대책위는 "땅을 헐값에 사들여 공원을 만드는 개발 방식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토지주 70%가 반대하는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미시가 추진하는 공원 개발 사업은 구미경실련 등 사회단체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인천시의 관교근린공원 개발 사업도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전국의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도심 공원의 민간 주도 개발 방식에 크게 저항하고 있다.

장기간 미집행된 상태로 남아있는 공원은 2020년 7월 1일부터 지정이 해제된다. 이를 기화로 각 지자체는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여 아파트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지자체의 개발 사업이 공원을 지키려는 행정인지 공원을 훼손하려는 행정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도 도시 공원을 지자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예산을 확보하여 시급한 지역부터 부지를 매입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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