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백로떼에 고통받는 학교

2015.06.16 17:06:12

청주시 서원구 청주 남중학교 별관 뒷산에 백로와 황로 등 1000여 마리의 새가 서식하며 소음과 극심한 악취를 발생해 학교의 정상적인 수업활동을 방해 하고 있다. 16일 학교 뒷산 소나무 숲에 백로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있다.

ⓒ김태훈 기자
[충북일보=청주] 청주의 한 중학교가 '백로'떼로 인한 소음과 배설물의 악취와 깃털이 교실과 급식소로 날아들어 고통을 호소 하고 있다.

16일 청주 남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김일출)는 학교 급식소가 있는 별관 뒤편 소나무 숲에 서식하는 백로떼가 밤낮없이 울어대는 통에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인데다 깃털이 급식소로 날아들고 배설물의 악취로 3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에도 창문을 열지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중학교 인근에 보금자리를 튼 백로는 1천여마리 정도로 직선거리로 1㎞ 떨어진 무심천에서 먹이활동한 후 이곳에서 쉬고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개체수가 너무 많아지면서 부작용이 커졌다.

백로떼의 배설물을 뒤집어쓴 소나무 수십그루는 이미 고사했고, 백로가 먹다버린 생선과 백로들의 배설물과 죽은 사체가 썩으면서 풍기는 악취는 참을 수 없는 정도다.

ⓒ김태훈 기자
학교와 백로들의 서시지가 붙어있다 보니 둥지에서 떨어진 백로 사체와 알껍질, 배설물 등이 학교로 떨어져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큰 문제는 백로 깃털이 이 학교 급식소와 교실로 날아드는 것이다.

이 학교급식소 조리원 김모씨는 "조리기구가 내뿜는 열을 식히고 음식냄새를 제거하려면 창문을 열어야 하지만 깃털 등이 방충망을 뚫고 들어와 창문을 열지도 못하고 있다"며 "음식물에 깃털이 들어갈지 몰라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김일출 학운위원장은 "천식·비염 등 호흡기 계통 질환을 앓거나 민감 피부인 학생들은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며 "수백마리가 한꺼번에 울어대는 통에 창문을 닫고 수업하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학교 학생 김모(14)군은 "악취가 가장 심한 급식소 가는 게 고통스러워 점심시간이 즐겁지 않다"면서 "백로 사체때문에 파리 등 해충도 예전보다 많아져 전염병이 번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청주교대 소유인 백로들의 서식지인 남중학교 뒷산에 백로가 날아든 것은 2012년 4~5월부터다.

당시엔 암수 한쌍이 노니는 풍경이 좋아 사진작가들이 찾는 명소였지만, 지난해부터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이 학교 교사.학생들에겐 '골치덩이'가 됐다.

이 학교 학운위와 학부모회는 16일 청주시와 청주교대에 소나무 '간벌'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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