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最古) 소로리 볍씨 잊혀지나

소로리 사이버 박물관 방문객 30만명 넘어

2008.06.26 14:56:30

지금까지 밝혀진 중국 후난성 동굴유적(1만1천년 전)과 장시성 선인동 동굴(1만500년전) 유적의 것보다 2천년이나 앞선 것으로 국제적 공인을 받으며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던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 볍씨 터.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지금 소로리 볍씨터는 세계적인 관심과는 거리가 멀게 보존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차치하고라도 모든이의 무관심속에 단지 공을 차며 즐기는 축구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또한 볍씨 터 인접 부지 소유 기업체는 볍씨 터의 보존과 관련해 아무런 진척이 없고, 사세확장으로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처지로 부지 바로 옆에 50여억원을 들여 창고동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농경문화 최고의 문화유적이 벼랑 끝에 선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되기까지 문화선진도를 선포한 충북도와 부지를 매입해 보존하겠다고 밝힌 청원군, 개발이냐 보존이냐에 갈등하고 있는 인근 부지 소유 기업까지 복잡 미묘한 문제가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청주시는 아직까지 활자도 발견하지 못해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난 2001년 등재하는 성과를 얻었다.

흥덕사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 1996년 유네스코 충북협회의 「유네스코와 고인쇄문화」라는 학술세미나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이 학술세미나에서의 결론은 청주지역이 고 인쇄출판문화의 도시이며, ‘직지’야말로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기록유산인 만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직지’는 최소한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는 78년, 중국의 ‘춘추번로’보다는 145년이나 빨리 금속활자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다.

이에 따라 청주시, 청주고인쇄박물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유네스코 충청북도협회 등을 비롯한 관계기관들의 부단한 노력에 의해 2001년 6월27∼29일까지 청주서 열린 제 5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심사에 세계 23개국 기록유산 42점이 심의 목록에 올랐고, 2001년 9월 4일 ‘직지’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후에도 시는 (사)세계직지문화협회(회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를 구성해 직지의 가치를 계승하고 세계화 전략을 마련함과 동시에 유네스코 직지상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직지찾기 운동 사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반면 청원군이 세계최고(最古) 소로리 볍씨와 관련해 온라인상에 구축한 소로리 사이버박물관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4만3천여 명이 방문하는 등 어린이와 학생들의 교육용 자료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4년여가 흐른 지금도 그 당시의 자료 외에는 특별한 볼거리나 내용을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이 사이트는 지난 2004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권장사이트 최우수상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전체방문자수는 32만4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영국의 BBC도 소로리 볍씨 터를 특집으로 보도하며 문화적 가치를 인정한 부분인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청원군 문의면 도현리의 두루봉동굴과 흥수아이가 지난 1988년 석산개발 과정에서 흐지부지되며 유적이 사라진 사례를 답습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는 현재의 소로리 볍씨 터의 현실을 볼 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현재의 보존 부지를 군이 강행할 경우 문화재청과 도의 반응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군은 이를 핑계로 차일피일 지연만 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군이 충북도 및 문화재청 보존부지 인접 기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보존방안을 찾아 세계최고(最古) 소로리 볍씨 터가 사라지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야 할 때다.

지난 2002년 12월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개최됐던 제1회 소로리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했던 국내외 저명 학자와 관계자들 모두가 소로리 볍씨 터에 대한 유네스코 본부의 지원과 농촌진흥청·문화관광부를 비롯한 국가기관의 협조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과제라고 한목소리를 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


/ 장인수·인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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