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 논란 속 농업인 해외연수 '시끌'

쌀전업농 충북도연합회 20명, 4박5일 중국행
끝장투쟁 참여 농가 "왜 하필 이때" 부글부글
道 "농업 경쟁력 확보 위한 벤치마킹 꼭 필요"

2014.07.31 19:49:20

정부의 쌀 관세화 선언에 반발하는 충북지역 농민단체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민단체 회원들이 선진지 해외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도내 농민단체가 쌀 생산 포기를 선언하며 정부에 반납한 콤바인 1대가 충북도청 정문 앞에 놓여있다.

ⓒ최범규기자
정부의 쌀 관세화 선언으로 충북지역의 농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일부 농업인들이 선진지 해외 연수를 떠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 농민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전 국민적인 관심과 동참을 요구하는 와중에 자칫 내부적인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쪽에서는 쌀 농업 포기를 선언하며 끝장 투쟁에 돌입한 반면 일부는 외유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선진지 해외연수에 참여, 취지를 떠나 시기조차 적절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축북도연맹을 비롯한 도내 농민단체는 정부의 쌀 관세화 선언을 식량주권의 포기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도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대표자 삭발식까지 단행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콤바인 1대도 정부에 반납했다. 벼 재배를 포기하겠다는 항의의 뜻이다.

오는 6일에는 괴산군에서 같은 의미로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는다. 8월 내내 전 시·군을 돌며 농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 홍보·교육을 실시하고 오는 9월1일·18일·27일 본격적인 대규모 농민 투쟁을 개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쌀전업농 충북도연합회 회원 20명은 지난 30일 선진농업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오는 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집안시, 대련시 등에서 농산물 유통시설과 농업현대화연구소 등을 견학한다.

도비 1천500만원이 지원됐고 지부담은 900만원이 들었다.

당초 이번 해외연수는 지난 6월 예정돼 있었지만 세월호 사고로 연기돼 참여 농가와 협의 끝에 이 기간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쌀 관세화에 따른 농민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데다 결국 쌀 개방을 염두에 둔 독자적인 행보라는 불편한 시각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관광 논란 여지가 있는 일정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중국 서파(西破) 문화탐방 일정이 있는데 금강대협곡, 고산화원, 백두산 일원을 방문한다.

도내 강력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농민단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민단체 간부는 "취지야 좋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미루거나 취소했어야 했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해외연수에 대한 운영적인 부분에서 관광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인데다 전국적인 힘을 모아야 할 분위기에 적절하지 못한 처사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외연수 사업을 추진하는 충북도의 입장은 달랐다.

도 관계자는 "쌀 경쟁력 확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선진지를 견학하고 벤치마킹하는 것은 필수"라며 "생산비 절감이 요구되고 규모화되는 농업 환경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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