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중원충청 민심'과 朴대통령

2014.04.30 17:37:01

대구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비박(非朴)계 권영진 전 의원이 지난 29일 경선을 통해 친박(親朴)계를 제치고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지지기반으로 꼽힌다. '친박 성지'로까지 불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특별한(?) 곳에서 그동안 서울을 주무대로 정치활동을 한 권 전 의원이 표 대결을 벌여 비박계 깃발을 꽂은 것이다. 박 대통령을 겨냥한 민심이반 현상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대구발(發) 비박계 파란과 오버랩되는 것은 충북·세종, 대전·충남의 민심이다.

최근 리서치뷰가 세월호 침몰 참사 10일째인 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론'(43.8%)이 안정론(33.2%)을 10%p 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원충청 민심'이 지방선거를 통해 박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충청권에서 28만표나 더 획득한 점을 볼 때 쇼킹한 일이다.(전국 총 표차 108만표)

충청민심이 왜 이렇게 돌아섰을까. 국가라는 존재에 대해 퀘스천 마크를 붙이게 하는 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 부실대응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각 선거 때마다 전체 승패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성난 중원충청 민심'이 정권 심판이란 카드를 뽑을 수도 있는 기류가 느껴진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향후 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에 방점을 찍고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원지지 세력을 복원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의 허리, 충청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대통령 임기 5년 중 이제 2년차에 불과하다. 그가 국정운영의 동력을 과연 어디에서 찾을지 지켜 볼 일이다.

서울 / 이민기기자 mk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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