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 기온이 26도에 이른 지난 9일 밤 11시께.
청주시 롯데시네마 청주점은 열대야에 지쳐 밤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무더운 여름 밤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이 영화관, 카페 등에 몰리고 있다. 지난 9일 밤 11시께 롯데시네마 청주점 매표소에서 예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임영훈 기자
3층 매표소 3개 창구에는 심야 영화를 관람하려는 이용자들의 긴 대기열이 이어졌다.
대기석에 앉아 상영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50여 명의 시민들은 영화 볼 생각에 더위도 잊은 듯 했다.
이날 영화관을 찾은 최모(여·23)씨는 "금요일 밤인데 집에 있긴 싫고 밖은 더워서 돌아다니기도 힘들어 친구들과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청주점은 지난 2일부터 심야 영화 예매율이 20%이상 늘어났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영화관 성수기는 비성수기 보다 10%정도 예매율이 증가하지만 올해는 그보다 10% 더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롯데시네마 매니저는 "장마가 끝나고 밤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며 심야시간 관람객이 평소보다 더 많아졌다"며 "현재 예매율이 가장 높은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등 흥행작들도 관람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무더운 여름 밤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이 영화관, 카페 등에 몰리고 있다. 지난 9일 밤 11시께 CGV 청주 서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상영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임영훈 기자
같은 날 밤 11시30분께 CGV 청주 서문점에는 60여명의 시민들이 상영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이범식(50·용암동)씨는 "가족들과 매주 영화 한 편씩은 보려고 한다"며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에 시원한 극장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최고의 피서다"라고 말했다.
영화관 뿐만 아니라 카페도 기승을 부리는 밤 더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사창동의 한 프렌차이즈 카페는 새벽 2시가 가까운 시간에도 20여명의 시민들이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이상호(28·내덕동)씨는 "최근 열대야가 심해 아예 새벽 늦게까지 카페에서 할 일을 하다가 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카페 관계자는 "50일이 넘게 이어진 긴 장마에 심야 시간 이용객들이 주춤했다가 최근 1주일 동안 40% 이상 늘어났다"며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평일과 주말 심야 이용객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임영훈기자 limyh8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