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가볼만한 농산촌마을 - 제천 오미리 산촌체험마을

겨울이 오면… '비료포대 썰매' 씽~씽~
여름이 오면… 도랑치고~ 가재 잡고~

2009.11.26 20:54:23

산골 마을에서 하룻밤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황토방 숙소.

◇ 계곡에는 가재… 산에는 장뇌삼

충북 제천시와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의 경계지역 해발 450m의 준고랭지에 산촌마을이 있으니 이름도 예쁜 오미리마을(제천시 송학면)이다.

감악산과 용두산 줄기 아래 있는 마을은 산세가 더없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에는 가재와 반딧불이가 사는 때 묻지 않은 자연 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청정 생태 산골마을이다.

전체 60여가구 180여명의 주민들이 산과 밭에 의존해 소박하게 살고 있는 터전이다.

예전에는 오미자가 많이 생산돼서 그런 마을 이름이 붙여졌지만 지금은 오미자 외에도 산에서는 더덕, 송이, 고사리, 두릅, 취나물 등 각종 약초와 산나물이 많이 나오며 공기 좋고 일교차가 큰 기후에서 재배한 맛과 품질이 뛰어난 농작물도 많이 나오는 마을이다.

메기와 가재가 사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에 한창이다.

이 마을에서는 쥐방골 꽈리작목반, 오미자 작목반, 태양초 고추 작목반 등이 조직돼 고소득 올리고 있는 내실있는 마을이다.

더구나 황토와 통나무를 소재로 한 황토방과 방가로 등 숙박시설은 물론 계절별로 다양한 산촌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산골의 정취와 휴식과 재미를 찾는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에 많은 농산촌 체험마을이 있지만 이 마을에서는 겨울에 특히 즐길 것이 많다.

겨울에 눈이라도 올라치면 마을 야산에 형성된 길이가 80m나 되는 천연 눈설매장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 길이 80m 천연 눈썰매장

겨울철에는 길이 80m의 천연 눈썰매장이 형성돼 마음껏 눈놀이를 할 수 있다.(사진 위) 얼음판에서 자꾸 쓰러지는 팽이를 쳐서 세우는 팽이치기는 개구쟁이들의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맺게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비료포대 한 장씩 들고 올라가면 하얀 눈 밭에서 신나게 미끌어지고 구르고 넘어지며 아련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밤에는 동네 어른들이 쥐불놀이도 마련해 주어 활활 타오르는 불을 가까이서 보며 다뤄보는 것은 도시 아이들에게는 처음 해보는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놀이가 아닐 수 없고 캠프파이어를 한 잔불에 고구마, 감자 등을 구워먹는 것은 입까지 즐겁게 한다.

이 밖에 간장담그기, 손두부 만들기, 메주만들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등도 겨울철에 가족들이 함께 해 볼 수 있는 체험들이다.

한편 봄에는 산을 돌아다니며 고사리꺽기, 두릅따기, 더덕캐기, 진달래 화전 부치기 등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철에는 체험객들이 마을 오미천에서 메기도 낚고 청정 계곡물에 사는 가재를 잡기도 하고, 하천에 널려있는 돌을 주워 소원성취를 비는 탑 쌓기 놀이 등 시원한 물놀이에 푹 빠질 수 있다.

또 산에서는 개암을 따고, 밭에서는 마을 주산물인 옥수수와 고추를 직접 따거나 감자를 캐보고, 마을에서는 맷돌 옥수수전 만들기 등을 해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과 농부들의 땀의 의미를 가르치는 산교육이 되기도 한다.

가을에는 도토리나 밤 줍기, 오미자와 다래 따기, 버섯 채취하기, 마캐기, 콩 도리깨질하기, 허수아비 만들기 등 수확의 기쁨을 맛 볼 수 있다.

◇ 송이버섯·토종꿀 등 웰빙먹거리

손으로 두부만들기, 맷돌 옥수수전 부치기, 진달래화전 부치기 등 각종 음식요리 프로그램은 입을 즐겁게 한다.

송이가 많이 날 때에는 송이버섯 채취행사, 송이버섯을 이용한 음식 시식및 판매, 버섯이름 알아 맞히기 퀴즈대회 등 온 마을에서 송이버섯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그리고 억새를 이용한 공예품 만들기, 싸리빗자루 만들기,삼태기 만들기 등은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지혜를 배우는 기회이며, 소달구지 타기, 소외양간 구경과 여물쑤기, 마을의 오미야영장에서 출발하여 점골~못재~피제점~석기암~석이바위~소바위를 거쳐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오는 석기암산(906m) 산행 등은 연중 가능한 체험이다.

이 마을 특산품으로는 고랭지 산골에서 채취되는 귀한 장뇌삼과 토종꿀, 곤드레 나물 등이 인기가 높다.

또 마을 산 깊은 곳에서 채취한 송이버섯, 밤버섯, 밀버섯, 싸리버섯, 능이 등 자연산 버섯이 있고, 마을산과 오미자 작목반에서 채취해서 말린 말린 오미자, 마을에서 직접 생산하고 선별한 검정콩, 서리태, 태양초, 꽈리고추, 옥수수속청 ,우렁이 농법으로 무농약 인증 받은 친환경 쌀 등 농산물도 있다.

이 마을에서 맛 볼 수 있는 음식으로는 청정지역에서 직접 채취한 산나물로 만든 건강 자연식인 산채비빔밥, 토종닭을 엄나무와 옻나무 등 각종 약재로 우려낸 육수에다 찹쌀을 넣고 끓여 육질이 쫄깃하고 맛이 담백한 토종닭백숙, 우리 콩을 재료로 직접 손으로 만든 두부로 요리한 손두부 요리 등이 구수한 시골 인정과 함께 내어진다.

황토방·야영장·미니축구장도 갖춰

정자, 샤워장, 식기세척장, 취사시설 등을 갖춘 오토캠핑장이 여름철엔 인기다.

숙박시설로는 숲속의 집(황토방 2동/방갈로 2동)을 비롯해 산마루펜션(황토방 6실), 황토민박(5실), 마루아래 황토방(6실)이 있어 별이 쏟아지는 산골의 밤을 지낼 수 있다.

또 정자 3개, 취사시설, 샤워실, 화장실, 식기세척실 등을 갖춘 1,000여평의 오토캠핑장과 미니축구장, 게이트볼장, 야외공원 등도 갖추고 있어 단체체험객들도 다양한 놀이와 함께 산골체험을 할 수 있다.

한편 마을 초입에 3만평 규모의 저수지가 있어 마을을 풍치를 더하는 것은 물론 낚시를 좋아하는 강태공들은 보너스로 짜릿한 손맛까지 보고 갈 수 있다.

◇ 인근에 구석기 문화유산 '점말동굴'

인근 포전리에 위치한 '점말동굴'

주변 볼거리로는 유명한 점말동굴이 인근 포전리에 있다.

점말동굴은 남한지역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석기시대의 동굴유적으로 과학적인 연대측정 방법과 출토유물ㆍ층위퇴적 양상 등으로 볼 때 전기 구석기와 중기 구석기(6만6,000년전)ㆍ후기 구석기(1만8,660년전)의 문화가 보존된 귀중한 유적이다.

인근 장곡리에 위치한 '관란정'

또 인근 장곡리에는 관란정이란 정자도 있다.

관란은 생육신의 한 사람인 원호의 호인데, 원호는 단종이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에 묻히게 되자 단종을 그리워하여 서강가에 단을 세우고 아침 저녁으로 눈물을 흘리며 영월을 향해 절을 올렸다고 한다.

이에 원호가 죽은 뒤, 그의 후손과 유학자들이 원호의 충의를 기리고자 헌종 11년(1845)에 비석과 정자를 세우고 그의 호에 따라 '관란정'이라 한 것이다.

한편 마을과 접한 강원도 신림면에는 판화박물관이 있어 찾아가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이 박물관은 한국, 일본, 중국, 몽골, 네팔, 인도 등 판화가 발달했던 나라의 판화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데 목판원판 1,800여점과 고판화 작품 300여점, 목판으로 인출된 서책 200여점, 판화관련 자료 200여점 등 총 2,500여점이나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강원도 영월군 서면 옹정리에 있는 선암마을 앞의 유명한 한반도 지형도 이 마을에서 그리 멀지는 않다.

서강(西江)의 샛강인 평창강(平昌江)이 끝머리에서 휘감아 돌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를 꼭 빼닮은 절벽지형을 만들고 있어 이미 전국에 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박종천 프리랜서

주소 : 충북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 70-7
문의전화 : 018-320-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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