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매화에서 시작된 꽃 물결이 북상하여 도처에 벚꽃이 만발하고 산야의 초목이 파릇한 새싹을 피우기 시작하는 계절이 어김없이 왔다.
주5일 근무제로 시간적 여유까지 갖게 된 도시민들도 야외 나들이가 잦아지고 있다.
충북 역시 국토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예부터 산자수려하고 각양각색의 토종 농림산물이 풍부한 고장인데다 인심까지 후해 마을마다 '관광지'가 아닐 수 없다.
산골과 물가에 있는 마을들을 찾아 다니다 보면 그 지역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고, 길가의 화초와 농작물들이 자라나는 과정을 관찰할 수도 있으며, 선조들의 지혜과 생활에 유익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그야말로 산 교육의 장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본보는 충북 각 시·군에서 농산촌 체험과 팜스테이를 할 수 있는 대표적 마을들을 소개한다.
백련, 수련 등 60여종의 연꽃이 매년 6월쯤에 고고한 꽃과 풍성한 잎으로 절정의 장관을 이룬다.
연꽃마을에서는 봄에 아이들이 농부들과 함께 직접 모내기를 하며 쌀과 우리 농사,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연잎한과, 연근, 연잎밥, 연잎차 등 이 마을에서 생산된 연과 관련된 음식들이 별미다.
이 연꽃마을의 중심에는 마을 대표이자 궁현2리 이장이며 한국농업경영인 청원군연합회장이기도 한 이상선씨(48)가 있다.
지난 2003년 마을 이장이 된 이후 벼농사, 밭농사 등 관습적인 농사와 저소득에서 벗어나고자 궁리 끝에 청원군청 직원의 도움으로 논에 연꽃을 심기로 한 것도 이 회장이었다.
먼저 그는 틈틈이 부여 궁남지, 전남 무안, 함평 등 연꽃을 테마화 시킨 곳을 찾아다니며 연에 대해 공부했고, 충남 천안 인근의 인치사라는 절에서는 스님으로부터 연을 재배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배웠다.
그러나 벼를 심던 논에 연을 심자는 이 회장의 제안에 동네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어서 결국 이 회장은 자신의 논 250평에 연을 심어 현재 연꽃마을의 태동을 만들었다.
또한 "논 1마지기(200평)에서 벼를 재배하면 40kg 들이 12포를 거둬들이고 한 포대당 5만원씩 받는 것을 감안하면 60만원을 벌 수 있지만 연을 재배하면 300~4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이 회장의 계속된 설득과 무럭무럭 자라는 연에 반한 주민들의 동참이 늘어 10가구로 연 작목반을 구성해서 재배지를 넓히고 본격적으로 연꽃마을을 가꿀 수 있게 됐다.
더구나 이 마을은 친환경농법과 유기농인증까지 받아 등 도내 최초의 연꽃테마마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렇게 해서 이 연꽃마을이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게 되고, 군(郡)의 지원으로 황토찜질방까지 마련하여 연간 1만여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자 이 회장은 스타가 됐다.
강원도,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각 자치단체와 농민단체 등이 이 연꽃마을의 성공기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접 방문하는 것은 물론 이 회장을 초청해 강연을 부탁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와 관련하여 이 회장은 "연을 심어 관광객만 끌어들일 생각이면 대규모로 연꽃 단지를 조성해야 하고, 연근 연잎 연꽃 등으로 만든 제품을 팔아 수익을 올리려면 제품의 판로부터 확실하게 개척해 놓고 해야 한다"고 힘주어 당부하고 있다.
이 마을은 또 이 같은 특화사업 때문에 여느 농촌마을과 달리 젊은 사람들이 정착하거나 귀농하는 사례가 이어져 어린 아이들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고, 이것이 좋아 이 회장은 마을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사비로 10만원씩 출산축하금을 전달해 오고 있기도 하다.
올해에는 연과 관련해서만 2억여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 회장은 66가구 전체에서 공동 출자를 받아 마을 전체를 영농법인으로 만들어 혜택이 주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