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인근에 광릉수목원에는 못 미치지만 산림에 대해 두루 두루 볼 것도 많고, 등산과 산책도 할 수 있는 커다란 수목원이 있다.
바로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관리하는 미동산수목원이다.
청주에서 남이면을 거쳐 보은 쪽으로 가다보면 괴산, 보은 두 방향으로 갈라지는 미원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보은 쪽으로 700m 정도 가다가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수목원 정문의 방문자센터가 기다린다.
충북 청원군 미원면 미원리에 있는 이 수목원은 청주시 용암동에 있던 충북도 임업시험장이 도시개발로 밀려나면서 이곳의 국유림과 다른 지역의 도유림을 맞바꾸는 등으로 부지를 마련하여 1998년에 이전한 뒤 각종 공사와 나무 심기를 마치고 2000년 4월 5일에 준공, 개원했다.
그 규모는 현재 청사와 각종 시설물이 있는 저지대와 계곡, 그리고 양쪽 산을 포함해 모두 100만평이 넘는다.
수목원 저지대에 심은 달뿌리풀이 갈대처럼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수목원이라고 하면 아직 일반인들 가운데는 그저 '나무들이 많이 있는 곳'이나 조경업자들의 '나무농원'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수목원의 사명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식물유전자를 수집·보존하고, 식물의 특성과 그 이용에 대해 연구하고, 산림병해충 방제를 위해 연구·실험하고, 생태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많은 관공서들이 그렇듯이 이곳에서도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장소를 제공하고, 산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서비스를 충실하게 하고 있는 것이 알음알음으로 알려져 점차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설, 추석 때만 제외하고 연중 일반인들에게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산림해설사들이 방문객들을 안내하며 상세하게 설명까지 해 준다.
◇ 숲과 곤충이 있는 산림과학박물관
연, 수련, 갈대, 부들, 꽃창포 등 수생·습지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수생·습지원에 가을이 함빡 내려 앉았다.
방문자센터에서 수목원 전체를 표시한 그림판에서 어떤 시설들이 있는가를 파악하고 나오면 여름에는 시원한 분수를 뿜는 광장, 그리고 산림환경연구소와 종자은행 건물을 지나 산림과학박물관을 먼저 만난다.
한국 임업 발전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는 이 산림과학박물관은 6개 전시실과, 1개의 기획전시실 등을 갖추고 산림사료와 유물 등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인공 숲길이 조성된 숲의 생태관, 산림과 숲의 형성 과정, 정이품송을 비롯한 충북도내 20여종의 식물 천연기념물, 동식물의 표본, 생태계의 순환과정이 알기 쉽게 전시되어 있다.
동물 이름이 쓰여 진 버튼을 누르면 숲에 사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울음소리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며 나비같은 각종 곤충들은 물론 물고기와 약용식물 등도 함께 전시해 산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산림과학박물관을 나와 위로 올라가면 난대식물원이 나온다.
이곳을 제주도를 비롯해 충북지역보다 아래쪽의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다음은 전 세계에서 오직 우리 나라 충북에만 있는 1속1종의 희귀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가 있는 미선나무원, 우리 나라 국화인 무궁화를 종류별로 심어 놓고 지난 2007년 2008년에 전국 무궁화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무궁화원을 볼 수 있다.
계속해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단풍나무원이 한창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데 단풍나무과에 속해 있는 고로쇠나무, 신나무, 적단풍 등이 심어져 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맨 끝에 '고라니관찰원'이 있다.
고라니뿐만 아니라, 꽃사슴, 너구리, 오소리, 멧토끼, 다람쥐, 원앙이, 청둥오리 등 야생의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 자연 속 동물원이다.
이 고라니관찰원을 정점으로 다시 계곡 반대편으로 내려오면 먼저 물이 가득 담긴 수생·습지원이 있다.
냇가나 연못, 습지에서 자생하는 연, 수련, 갈대, 부들, 꽃창포 등 우리 주변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여러 수생·습지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 나무의 모든 것-목재문화체험관
국내산 낙엽송으로만 지은 건축물, 목조주택 모형, 목재시계, 서까래 등 목재품, 목재 놀이기구 등 목재의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여기서 조금 더 내려오면 이번에는 우리 충청북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었고, 지금도 전주와 함께 단 두 곳 만이 있는 '목재문화체험관'이 나온다.
이곳의 중앙전시대는 국내산 낙엽송으로만 웅장한 건물을 지어 건축물 자체로 국내 목재산업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1층 전시장에는 선병국 가옥과 목조 주택 모형이 있고, 목재로 만든 북, 가야금, 장구 등 악기도 있고, 수종별로 목재 속에 있는 수분을 측정해 볼 수 있는 장치도 준비돼 있다.
2층 전시장에는 목각 시계와 목재 오르간이 눈길을 끌고, 대나무와 나왕으로 만들어져 목재의 질감을 직접 피부로 느끼며 손바닥이나 얼굴 모양을 찍을 수 있는 '핀 스크린', 나무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 지 느껴보는 '고공 시뮬레이션', 기둥·보·서까래·내외장재 등 낙엽송 목재품 등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이곳에는 공룡미끄럼틀, 피라미드 쌓기 등 목재 놀이기구와 나무로 만든 놀이 구조물도 있어 어린이들을 즐겁게 한다.
목재문화체험관 아래에는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나비들을 관찰할 수 있는 나비생태원이 있어 나비는 물론 탱자나무, 케일 등 나비 유충이 먹는 식물까지 직접 볼 수 있어 좋은 학습교육 현장이 된다.
야외 바이오수목원에서는 삼지구엽초, 삼백초, 갯기름나물, 범부채, 참당귀 등 희귀한 약용 식물들을 볼 수 있다.
나비생태원 아래에는 나무들로 미로를 만들어 놓은 미로원이 있고, 그 옆으로는 국내에서 약용으로 씌이는 각종 산야초를 야외 노지에 심어 놓은 바이오수목원이 있다.
삼지구엽초, 삼백초, 갯기름나물, 범부채, 참당귀 등 희귀한 약용 식물들을 팻말과 비교하며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이어 유리 온실로 되어있는 산야초전시관이 있는데 우리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난대지역의 약초들이 각각 고유의 모양과 빛깔,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이어 입구 쪽으로 내려오면 '맨발숲길'을 지나 마지막으로 유전자보존원과 만난다.
이 유전자보존원은 정이품송 자목, 망개나무 등 천연기념물 나무를 비롯한 희귀 유전자 식물을 보존하고 증식시키는 중요한 곳으로 방문객들에게 귀중한 체험학습의 소재가 되고 있다.
◇ 산야초·자연 체험프로그램 풍성
충북도 미동산수목원에 있는 산야초전시관에는 난대지역에 자생하는 각종 산야초들을 수집·증식시키고 있다.
한편 이 수목원에서는 연중 각종 산림, 산야초 등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충북도청 및 수목원 홈페이지를 통해 관심있는 주민들을 초청하고 있다.
'수목·산야초 취미교실'은 매월 한 차례 씩 30명을 모집하는데 2월에는 천연비누 만들기, 3월 한지공예 만들기, 4월 야생화분경 만들기 (Dish garden), 5월 꽃누르미 만들기,철쭉재배 및 관리요령, 6월 아로마 향초 만들기, 7월 숯부작 만들기, 8월 토피어리 만들기, 9월 테라리움 만들기, 10월 종이공예 만들기, 11월 다도 체험 등이 예정돼 있다.
또 '자연체험학습'은 매월 400명씩 모집하여 수목원 안내 및 숲 해설과 체험활동을 하는 것인데 매월 20일까지는 신청해야 한다.
매월 첫째 · 셋째주 화 · 목요일은 유치원·초등학생 대상으로 3월에는 참나무 탁본 만들기 체험, 4월 자연물 카드 놀이, 나무목걸이 만들기 체험, 5월 나무곤충(사자,장수풍뎅이 등) 만들기 체험, 6월 나뭇잎 가면 만들기 체험, 7월 나뭇잎 물감찍기 체험, 8월 동물발자국 관찰하기(찰흙 놀이), 9월 열매 놀이 체험(도토리 팽이 만들기), 10월 나뭇잎 그림그리기( 나뭇잎 붙이기), 11월 꽃누르미 체험(책갈피 만들기) 등을 한다.
한편 넷째주 토요일은 가족단위가 대상인데 3월에는 종이공예 체험, 4월 화전 만들기 체험, 5월 야생화 관찰 및 심기, 6월 토피어리 만들기 체험, 7월 여치집 만들기 체험, 8월 한지공예 체험, 9월 꽃누르미 체험, 10월 아로마 향초 만들기 체험, 11월 천연염색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박종천 프리랜서
주소 : 충북 청원군 미원면 미원리 20번지 충청북도산림환경연구소 미동산수목원
문의전화 : (043) 220-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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