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따고 싶으면 돈내놔"

하도급 미끼 73차례 금품·향응 요구
골프채·단란주점 등 수천만원 접대

2009.09.28 19:03:20

업자로부터 공사하도급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들의 범행수법은 그야말로 '천태만상'인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 김모(46·6급)씨는 국토관리청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대한 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3천500여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다.

김씨는 전기공사 업자 강모(40)씨에게 51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는가하면 수차례에 걸쳐 강씨와 함께 골프장을 드나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씨의 회사 법인카드를 빌려 직장 근처에서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상당의 식비와 술값 등을 결제하기도 했다.

김씨는 전기사업을 하는 동생(41)의 소개로 강씨를 알게 됐으며, 이후 김씨 형제는 강씨로부터 2년간 모두 73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

B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 송모(40·6급)씨와 채모(41·6급)씨도 같은 방법으로 31차례(1천100만원), 13차례(260만원)에 걸쳐 뇌물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모 군청 정모(31·8급)씨 등 공무원 2명도 단란주점에서 1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금품을 받았거나 건넨 쪽 모두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통상적인 뇌물사건과 달리 강씨가 "공무원들에게 공사하도급 청탁 명목으로 골프와 술 등 향응을 제공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전모가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는 김씨 등이 금품과 향응 제공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씨 등은 대가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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