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cc 미만 오토바이 관리 '구멍'

'무분별' 패션번호판 범죄 노출

2009.08.16 19:32:24

오토바이 판매점에 전시된 일본식 번호판. 90%이상이 50cc 미만 오토바이에 부착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규철 기자
최근 청주지역에서는 '동경(東京), 신주쿠(新宿0) 등 일본 도시명과 일본어가 포함된 번호판을 부착하고 운행하는 오토바이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있다.

이 오토바이들은 얼핏 보기에는 일본에서 수입한 일제 중고오토바이처럼 보이고 있으나 사실은 대부분 국산이나 중국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일본식 번호판 부착운행은 50cc 미만의 오토바이 대부분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기성세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본문화를 선호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

이처럼 일본식 번호판을 부착한 오토바이가 판을 치는 것은 중국에서 만든 일본식 번호판을 오토바이 액세서리 업자가 수입해 각 오토바이 판매점에 납품, 오토바이판매업자들이 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청주시의 한 오토바이판매점 관계자는 "일본어나 영어로 제작된 패션 번호판은 1만원선, 그림이 들어간 번호판은 2~3만원선"이라고 밝히고 "오토바이 구입시 가격을 깎아 달라고 하면 대신 패션번호판을 부착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는 장치가 오토바이마다 모두 있는데 50cc 미만 오토바이는 번호판 부착의무가 없어 번호판 부착위치가 미관상 좋지 않은데 패션번호판을 달아주면 고객들이 만족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술과는 달리 일본식 번호판을 부착하고 운행되는 오토바이가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 자칫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는 정식 번호판을 부착, 운행하는 오토바이의 경우 지자체에서 정해진 순서에 의해 부여된 번호를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임의로 제작한 번호를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뺑소니 사고나 날치기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오토바이에 부착된 패션 번호판을 진짜로 잘못 인식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 경찰은 신고된 번호를 믿고 수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일본식 번호판을 부착한 오토바이가 활개를 치고 있으나 경찰은 이를 위법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단속을 벌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50cc 이상의 오토바이는 번호판을 부착할 의무가 있어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고 운행하면 단속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50cc 미만의 오토바이는 번호판 부착의무가 없어 번호판 부착여부는 단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 수사에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며 "이의 보완을 위한 대책마련에 신경쓰겠다"고 덧붙였다.

/김규철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