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이범석 청주시장이 김영환 충북지사와의 정책 이견에도 불구하고 올해 내내 강한 의지로 추진한 청주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지역 조성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청주시의회는 10일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청주시가 제출한 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며 해당 사업의 예산을 20억원 삭감했다.
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는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지역 조성사업 예산을 심의하며 예산의 적절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의 전체 예산은 94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시는 이 중 토지보상비 등의 명목으로 20억원을 이번 3회 추경안에 담았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아무런 기준도 없이 토지보상비 20억원을 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토지감정가 평가 등을 진행한 뒤 구체적인 예산을 상정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예산을 100% 전액 삭감했다.
이에대해 시는 토지감정가 평가가 나오더라도 실질적인 예산이 미리 편성이 되어있어야 토지보상 협상이 용의하기 때문에 이같은 절차를 밟은 것이라 설명했지만 설득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번 예산 삭감으로 시의 당초 사업 추진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시는 이번 3회 추경 예산이 반영되면 곧바로 이달 내에 토지보상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부터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내년도 본예산에서 이 예산이 부활하고 내년도 상반기에 진행되는 1회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토지보상비 등 사업비가 추가적으로 지원되어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완공 목표도 덩달아 밀리게 됐다.
기존 2025년 10월에서 2026년 상반기로 반년 정도 밀릴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본예산에 최대한 예산을 세워서 사업에 차질이 없게 추진하겠다"며 "감사나 계약 심사 등의 이후의 절차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시장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중요한 사업이면 직원들을 시킬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설득작업에 나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도 시의회에서 진행 중인 2025년도 예산안, 2024년도 3회 추경안 심사에도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며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시는 대현지하상가 일원을 △청년 취·창업 지원센터 △뷰티·디저트·굿즈를 주제로 한 창업·창직 공간 △청소년 문화시설 △시민들을 위한 전시·휴게 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년센터, 창업·창직존, 페스티벌존, 힐링존, 청년소극장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곳을 지하차도나 지하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 시장과 의견차이를 보여왔다.
지역정가에선 양 단체장의 이견을 대립 구도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긴급회동 등을 통해 화해무드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여러 공식석상에서 대현 지하상가를 청년특화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시의회는 3회 추경안을 통해 시가 제출한 예산안 중 3조8천666억원을 의결했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