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지방행정의 실핏줄이 도덕적 해이로 터지고 있다. 관광지 입장료 수천만 원을 꿀꺽한 공무원의 모습이 모든 걸 말해준다. 그야말로 도덕적 해이의 민낯이다. 제천시가 7급 직원 A씨의 관광시설 입장료 횡령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동시에 지난 1일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A씨는 옥순봉 출렁다리 세외 수입 담당 공무원이다. 그런데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들어온 입장료를 입금 처리하지 않고 가로챘다. 옥순봉 출렁다리 입장료는 일반 3천원, 제천시민 1천원을 받고 있다. 연 입장료 수입은 7억여 원에 달한다.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공무원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 도덕적 해이는 보험 산업에서 쓰이던 용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공무원 사회에서도 익숙한 말이 됐다. '법과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집단적인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행위'를 뜻한다. 공익보다는 사익을 앞세우게 된다. 도적적 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개혁의 당위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지자체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 척결은 불가능하다. 도덕적 해이의 원인부터 도려내는 게 순서다. 그리고 도덕적 해이로 생긴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야 한다.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한다. 관리·감독이 시원찮으면 질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은 도덕적 해이가 조직을 파고든다. 제천시는 문제의 원인부터 검토해야 한다.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찾아내 개혁해야 한다.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는 중증에 가깝다. 청렴대책은 그저 공염불이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더욱 엄한 처벌을 받아야한다. 그게 공정이고 정의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공무원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정치인은 달라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도덕적 해이가 방지될 수 있도록 제도나 규칙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상황이 바뀌면 제도와 규칙도 지속적으로 바꾸고 개선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계속돼야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다. 책임감을 갖고 직무에 헌신해야 한다. 직무를 이용한 비위행위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도덕의식 부족에 따른 기강해이는 절대금물이다. 한 번 무너진 둑은 막기 어렵다. 공직 부정부패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싹을 잘라내야 한다. 부패 공무원이 외치는 민의수렴은 그저 공염불이다.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공직사회의 윤리의식과 기강 확립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부패방지법과 공직자윤리법도 만들어져 있다. 공무원 비리 등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 일벌백계(一罰百戒)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부터 반부패·청렴 정책을 실천'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충북도내 공무원들이 국가공무원법과 부패방지법을 다시 들여다보길 주문한다.
공무원 기강 해이는 불치병이 아니다. 누구든 먼저 솔선수범하면 고칠 수 있다. 공무원 사회에 자리 잡은 잘못된 관행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는 지방분권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로도 작용한다. 부당한 짓을 저지른 공무원이 있다면 마땅히 엄벌해야 한다. 공무원은 청렴해야 위엄을 세울 수 있다. 성실함은 신뢰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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