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2024.09.08 15:15:25

김창영

시인

별들은 반짝반짝 빛나고

프랑스 국립독서관 밖에 밤은 깊어가는데….

최고의 금속활자라고 해도

푸른 바닷가에 우뚝 선

작은 섬처럼 외롭기만 합니다

솔 향기 내리붓는 범종 소리

아득하게 들려오는 포근했던 그 시절. 그리워 그리워

민족의 혼이 숨 쉬었던 고려의 땅

아직도 묘덕스님의 은은한 미소는

이곳까지 번져옵니다

나를 있게 한 각수의 영혼이 담긴 무심의 세상.

천년이 되도록 흐르는 무심천

*오합의 쇠를 녹이듯

내 맘에 찌든 때를 깨끗이 씻었던 고향

여기 비록 머나먼 이국땅에 있지만

마음은 늘 그곳에 가 있습니다

언젠가 만나는 나의 소망 바닷가의 등대처럼

청주시 흥덕사지를 비쳐 봅니다

* 오합(구리, 아연, 주석, 납, 철)

- 김창영 <직지> 전문

지금 소개한 시는 필자의 졸시입니다. 이 시는 공동시집인 "직지의 숨결"에 발표되었습니다. 시인으로 활동하는 미송 선생의 권유로 직지나라사랑 시낭송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직지를 소재로 한 공동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시낭송회에서 제2회 전국 직지나라 낭송대회를 하게 되어 직지를 주제로 한 시가 필요하게 되었답니다. 전국의 유명 시인들이 모여서 직지를 소재로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때 부족한 나의 시가 공동시집에 실리게 된 것입니다.

"시낭송대회에서 선생님의 시를 낭송하는 선생님들이 많다"라고 미송 선생은 나에게 말했습니다. 그 후로 나는 시낭송회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가 선생님의 시를 낭송하기로 했어요."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었습니다. 시낭송회의 미디어 이사였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고인쇄 박물관은 오래전 여러 번 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박물관 세미나실에서 행사해서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걸었습니다. 시낭송대회는 시작되었고 나의 시를 낭송하기로 한 미디어 이사가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박물관에서 들렸습니다.

'프랑스 국립독서관 밖에 밤은 깊어가는데….' 직지는 프랑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솔 향기 내리붓는 범종 소리' 그런 직지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 보았습니다.

'나를 있게 한 각수의 영혼이 담긴 무심의 세상' 직지의 내용을 보면 무심사상이 있는데 무심사상을 '무심의 세상'으로 표현했습니다.

'각수'는 목판을 새긴 사람을 말합니다. 한자, 한자 틀리는 일이 없도록 '영혼이' 담기도록 정성을 기울였다는 말입니다.

'청주시 흥덕사지를 비쳐 봅니다 ' 직지가 있어야 할 곳은 청주시 흥덕사지이겠지요. 어느덧 직지는 청주문화의 아이콘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직지 오케스트라, 직지 빵이 생기도 했습니다. 직지는 청주가 낳은 문화유산입니다. 이 위대한 문화유산을 기리기 위해 시낭송대회를 주최하는 게 아닐까요.

간혹 공동시집을 보곤 합니다. 공동시집에 나의 시가 실린 것도 미안한 일인데 나의 시를 낭송하는 일이 생기니, 황송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제2회 직지나라사랑 시낭송대회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문득 박물관에서 미디어 이사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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