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 도시농부가 좋은 제도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

생각의 생각

2024.07.16 14:12:08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최근 '2024. 6월 충북고용동향' 발표자료에 의하면 충북의 고용률은 15~64세 기준으로 73.0%를 기록하여 제주를 제외하면 전국 1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15세 이상 전 연령 기준 고용률도 67.8%를 기록하여 역대 최고수준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비경제활동인구 감소 및 취업자수 증가, 실업률의 감소를 가져와 충북의 거시 고용지표는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LO기준 '조사기간 중 1시간이상 소득을 위해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전국에서 충북에서만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도시농부사업의 고용효과가 컸음을 추측할 수 있다.

도시농부사업은 하루 4시간 일하고 총 6만원의 임금형태의 보수를 받는데, 60%인 3.6만원은 농가가, 40%인 2.4만원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공공이 노동시장에 개입하는 공익적 성격의 사업이다. 최근 6월까지 연인원 누적으로 도시농부 약11만명, 농가 3.3만가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계속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도시농부가 가지는 긍정적 효과는 많이 있다.

첫째, 비경제활동인구를 경제활동에 참여시켜 고용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정의 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일할 능력과 의사" 중 어느 하나라도 가지지 못한 사람을 의미하는데, 많은 경우 일할 기회가 없어 비자발적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4시간 정도의 비교적 짧게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취업에 참여하게 할 수 있다.

둘째, 도시농부로 농촌에서 일을 하다보면 농촌과 농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게 되며, 자신이 일했던 농가의 생산물을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져 도시와 농촌의 소비연결이 강화되고 농가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판로의 확대를 가져온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농촌이 당면한 문제가 항상 노동력부족인데, 이것을 도시농부를 통해 해결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농촌에는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는데, 의사소통과 책임감의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도시농부를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농가와 도시농부 모두 95%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문제도 있다.

첫째, 유휴노동력은 숙련도가 떨어져 농가의 불만이 생겨 도시농부와의 갈등 가능성이 있는데, 제도의 특성 상 정식 고용계약보다는 일시적 고용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농가가 판단하여 성실한 도시농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문제를 해결하지만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둘째, 노동공급의 불규칙성과 불안정성도 해결과제이다. 농업 생산은 필요할 때 안정적인 노동공급이 필수인데, 노동수요가 많을 때 제 때 도시농부를 투입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또한 유휴노동력의 풀이 가장 많은 곳은 청주인데, 도시농부를 필요로 하는 지역은 군 단위여서 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매칭 하느냐의 문제도 해결과제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충북형 도시농부는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대안이라는 점에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경험치가 쌓이고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자연스럽게 프로토콜이 축적되어 좋은 제도로 정착될 것이다. 따라서 양으로 성과를 측정하기보다는 충북의 농촌현실 개선과 유휴노동력의 활용을 통한 도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효과을 높이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리고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한국의 농촌문제 해결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도시농부 사업은 농촌 인력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농업문제 해결의 한 부분이다. 이참에 충북의 농업 전반을 살펴보고 이를 총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확립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농업생산에 필요한 기술 및 자본, 노동력, 생산물 판매 및 수출시장 개척, 스마트팜을 통한 청년사업가의 농촌 정착 등을 통해 농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도시농부사업이 농촌소멸을 예방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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