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충청북도의 비상을 기대한다

2024.01.02 15:56:55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2024년은 갑진년, 청용의 해다. 용은 12간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동물이다. 호모 사피엔스만이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상징화시켜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존재인데, 문화에 따라 용에 대한 상징의 차이가 발견된다.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에서는 초자연적인 능력과 권위를 가진 신적 존재로, 서양에서는 하와를 유혹하여 인간을 타락하게 만들어 무저갱에 천년이나 가두어야할 악한 존재로 묘사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용은 신비할 뿐 아니라 절대적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여서, 왕에 비유되곤 하였다. 왕의 얼굴을 용안, 왕의 옷을 용포, 왕의 눈물을 용루라고 하였으니, 왕은 용의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로 유비되었다. 동서양 문화 간 용은 선악의 관점에서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지만, 큰 능력을 가진 상징적 존재라는 점에서는 공통요소가 있다.

지난 해 김영환지사는 3만피트 상공에서 찍은 "대청호의 승천하는 용" 사진을 발견하고, 이는 충북의 정체성이며 동시에 충북은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도할 땅이라고 규정하였다. 충북은 무한한 잠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하여 개개의 능력들이 수면 아래에 묻혀있어 소외와 차별을 받고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미 충북은 승천하는 용의 이미지를 내재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감추어졌던 잠재적 발전요소들을 발굴하고 승천시켜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우리가 가진 구슬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강과 금강 수계를 보유한 물의 공급원, 장차 한국의 쉼터가 될 백두대간의 허리부분 보유하고 있고 탄소중립의 주도적 위치 점유, 수많은 국책 및 공공기관 유치, 철도와 도로 및 항공의 지리적 중심,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산업 관련 수많은 기업과 산업단지, 블루오션 농업잠재력, 민선 8기 1년 반 동안 중앙정부로부터 얻어냈거나 자체적으로 쏟아냈던 수많은 정책들, 중부내륙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이미 완성되었거나 앞으로 만들어 가야할 구슬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제 충북이 비상하는 용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수많은 구슬들을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꿰야 한다는 점이다. 구슬 개개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이것들이 잘 꿰졌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가치의 창출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구슬을 꿴다는 것을 다른 말로 네트워킹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공학적이며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충북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 예를 들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농민과 소상공인을 포함하는 기업인들, 다양한 공공기관, 소비자들, 민간시민단체를 포함한 충북 도민들의 충북 비전에 대한 공유와 자발적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구슬을 꿰서 어떤 모양의 보석을 만들 것인가를 보통 비전과 목표라고 부른다. 민선 8기의 슬로건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를 실현하기 위해 경제, 문화, 환경, 복지, 지역 등 5개 분야 도정 로드맵을 설정하여 세부 사업계획을 세운 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자칫 세부사업 자체의 실행에 집중하다 보면 세부사업 간 구슬을 꿰는 일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전과 목표는 도민들의 절대적 공감의 바탕위에 있어야 하며, 모든 사업은 도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비전을 이루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구슬을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꿰기 위해서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려는 노력,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건강한 비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도민의식, 발전하려는 의지 등 정신적 요소의 축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용은 능력의 상징이다. 새해에는 우리 충북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놓는 원년이 될 것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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