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사육농가 '망연자실'

"삼겹살값 겨우 올랐는데"… 환자발생 뒤 소비위축 걱정

2009.04.28 19:15:43

1만5천두의 돼지를 키우고 있는 증평 도안 대성축산영농조합법인 한성근 대표이사가 돼지인플루엔자 소식에 굳게 닫힌 출입문을 가리키고 있다.

ⓒ김규철 기자
돼지인플루엔자(SI ; Swine Influenza)로 인해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인체감염증 추정환자가 발견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내 돼지사육 농가에서는 매출하락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삼겹살을 찾는 시민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삼겹살이 금겹살이 됐다'는 소식이 서민들에게는 그나마 즐겨 찾는 삼겹살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마음이 들게 했지만 이들에게는 오랜만의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나오기 시작한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 관련 소식은 '설마, 설마'하는 우려와는 달리 결국 인명피해가 발생, 확산일로를 걷게 되면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도 멕시코 남부 여행에서 돌아온 50대 여성이 돼지콜레라 인체감염증 추정환자로 판명되면서 시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제는 매출하락에 따른 돼지사육농가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시름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대형 돼지사육단지 중 하나인 대성축산영농법인(대표이사 한성근, 증평군 도안면 노암리)의 경우에도 큰 걱정이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돼지인플루엔자 소식을 접한 이곳 관계자들은 아예 출입문을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일체 막고 있다.

또 매일 아침마다 실시하고 있는 단지 내 방역은 물론 인근 노암3리와 노암4리의 60여 가구에 대해서도 자체 보유하고 있는 방역차량을 이용한 연막소독을 강화하는 등 노심초사하는 상태이다.

기자가 돼지인플루엔자와 관련, 이곳을 취재하려 하자 이곳에서는 "절대 안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 어느 정도 긴장되고 심각한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이곳 관계자들은 "참담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불안한 상태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성근(49) 대표이사는 또 "예전에 kg당 3천~3천800원선이었던 서울공판장의 지육가가 한 달 전부터 4천800원~5천원을 받는 등 삼겹살 값이 올라 기대하고 있었다"며 "돈을 벌어볼까 하는 찰나에 이런 안좋은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대표이사는 "이런 상황이라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어 가격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며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직격탄을 맞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이사는 그러나 "이번 사건을 놓고 시민들이 돼지고기를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국내산 돼지고기는 돼지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국내산 돼지고기는 안전하다"며 "소비자들이 국내산 돼지고기 애용하자는 붐이 일어 농가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면 돼지사육 농가들은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시민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한편 대성축산영농법인은 지난 1997년 증평군 도안면 노암리 4만3천여㎡의 대지에 연건평 2만여㎡의 건물에 모돈(母豚 : 새끼를 낳는 것을 목적으로 키우는 돼지) 6천두 등 1만5천여 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증평 /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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