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차관급인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은 후 근황이 궁금하다. 조직위에서의 활동과 역점 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도 벌써 9개월째다. 그동안 정말 바빴다. 전 정부가 여수박람회를 유치하는 데는 집중했지만 유치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백지상태였다.
아직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2012여수세계박람회 기본계획'을 만들어서 지난해 11월 25일 정부 계획으로 확정했고, 12월2일에는 BIE(국제박람회기구)의 인증을 받았다.
큰일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BIE 인증 시기를 다른 개최국에 비해 약 1년 정도 앞당겼기 때문에 그만큼 박람회장 준비나 참가국을 유치하는데 시간을 벌었다.
여수박람회는 세계적·인류적 차원의 관심과 함께 새 정부의 국정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차원에서 전체적 기조를 '해양녹색경제(Blue Economy)의 새로운 창출'에 중심을 두고 있다.
시설조성 측면에서는 '미래 녹색산업의 견본 시, 전시 콘텐츠 측면에서는 '50년 후 미래해양과 미래인류의 만남'을 연출할 계획이며, 이를 우리의 우수한 문화자질·IT(정보통신)기술 그리고 수준 높은 디자인 등으로 표현할 계획이다.
-행정고시 합격 후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계속했다. 그래서 지역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는데 인구규모, 경제력 등 외형에서 왜소한 충북이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제가 파리 소르본느대학에서 공간정책을 공부했다. 이론적으로 20세기 산업시대까지 충북같이 중앙에 위치한 지역은 여러 가지 핸디캡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수도권과 환태평양연안지역인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에서도 그 사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 세계는 너무나 달라져 있다. 사람, 자본, 기술이 국경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공간적 거리나 지정학적 조건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다국적 기업들의 경제주체들이 비즈니스하고 직원들이 생활하기 좋은 입지 여건을 만들면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채용의 수월성'이다. 인재가 많은 곳에 다국적기업이 입지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청주가 교육도시라는 전통이 있기 때문에 교육부문에 집중적으로 힘을 모아 국제적 교육도시로 거듭난다면 오송·오창단지의 활성화와 함께 21세기는 충북이 동북아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4.9 총선에서 청주 흥덕갑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 공천을 받았지만, 번복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청주에서 활동하며 느꼈던 점을 소회한다면.
△사실 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청주'라는 사인보드만 보아도 가슴이 설렐 정도로 고향을 사랑한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면서 접해본 고향은 안타깝게도 앞서 말씀드린 '지역발전문제', '충북 홀대' 그리고 '패배적 의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도 중앙공직에서 30년 근무했고 또 지역의 선도 역할을 맡아보겠다고 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 우리 스스로 자립하려고 할 때 홀대를 벗어날 수 있고,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선을 통해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총장직 수행 후 정치행보에 대한 계획은.
△주위의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권유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에 관한한 아무런 계획이 없다. 제가 짧게 경험한 정치라는 것은 '소명의식'이나 '무한봉사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본다.
한자리 차지하기 위한 정치는 배제돼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음에도 국가나 지역이 저를 필요로 할 것인가'는 좀 더 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향발전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끝으로 충북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반도 방방곡곡을 대장정한 '코리아 희망 나눔 연대'의 명예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생각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현장에서 살필 수 있었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결코 놓아서는 안된다. 충북이 '희망발전소'가 되어 경제위기 극복의 지렛대 역할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서울/ 김홍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