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딸을 넘어뜨린 뒤 방치, 숨지게 한 혐의(부작위에 의한 살인)로 구속된 A(여34)씨가 지난 17일 청주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청주 청원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박태성기자
[충북일보=청주] 속보=청주청원경찰서는 자신이 밀쳐 다친 딸을 수 시간 방치, 숨지게 한 A(여·34)씨를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17일자 3면>
지난 17일 이광우 청주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7시30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자신의 집 안 화장실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딸 B(여·9)양의 가슴을 밀어 다치게 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욕조에 머리를 부딪친 B양은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 안에서 방치되다 결국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B양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두부 손상에 의한 경막하 출혈'에 의해 숨졌다는 1차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이 같은 사실은 A씨의 남편 C씨가 퇴근 후 숨진 B양을 발견해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던 A씨의 혐의를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변경,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양이 다치기까지의 과정보다 다친 아이를 별다른 조처 없이 장시간 방치, 결국 숨지게 했다는 데 무게를 뒀다.
경찰은 A씨 진술의 신빙성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집 안에서 발생한 사건의 특성상 CCTV 장면이나 목격자 등이 없어 상당 부분 A씨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A씨가 다친 아이를 방치하거나 방치된 아이가 이상하다고 느낀 뒤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점 등은 쉽게 이해가기 힘든 부분이다.
A씨는 경찰에서 "아이가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아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뒤에는 두려움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술 중 일부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 사건 이전에도 A씨가 B양을 학대했을 가능성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특이점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