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도 '셉테드' 활성화 돼야

2014.12.17 16:11:29

신순애

11월과 12월 충북일보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한동안 청주대 사태 관련 보도가 주를 이뤘다. 그러더니 충북도의회 의정비 안상 문제와 재량비사업비 폐지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최근엔 청주공항 MRP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폭발력을 갖춘 기사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은 기사가 있다. 바로 최근 연속보도 된 '긴급진단' 시리즈다. '계속되는 범죄…도심의 그림자' 제하의 이 기획물은 충북의 범죄 발생 현황부터 범죄 예방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셉테드 가이드라인'이란 낯선 단어가 눈길을 확 잡아끈다.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란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건축설계기법을 지칭하는 말이다. 건축물 등 도시시설을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는 기법 및 제도 등을 통칭한다.

충북도내에서 발생하는 강력범죄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옛 도심을 중심으로 방치된 공·폐가나 골목길, 주택가, 공원 등 생활 주변 곳곳이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충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5대(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범죄는 모두 8만8천730건이다. 한 해 평균 1만1천746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범죄에 취약한 도심 환경이 강력범죄 발생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경찰의 치안활동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범죄 취약지역의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잠재적 위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환경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범죄의 위험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셉테드'라 불리는 범죄예방환경설계다. 지속적으로 강력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를 분석해 범죄에 취약한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범죄발생 요소를 사전에 제거·관리한다는 게 핵심이다.

셉테드는 5가지 실천전략으로 구성된다. 주변을 잘 볼 수 있고 은폐장소를 최소화 시키는 '자연감시'와 외부인과 부적절한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는 '접근통제', 공간의 책임의식과 준법의식을 강화시키는 '영역성 강화', 자연감시와 연계된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는 '활동의 활성화', 지속적으로 안전한 환경 유지를 위한 '유지관리' 등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제도를 입법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법 적으로 규정한 곳이 많다. 미국의 경우 국립범죄예방연구소(NICP)를 중심으로 CPTED 기준 및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플로리다 게인스빌의 편의점 행정조례가 좋은 예이다. 1986년 그 지역 편의점에서 발생한 강도사건 이후 유리창을 가리는 게시물 부착금지, 밖에서 잘 보이는 곳에 계산대 설치 등을 의무화했다. 그 후 강도사건이 80%나 감소했다고 한다.

셉테드는 이제 국내에서도 다방면으로 적용되고 있다. 서울시와 부천시, 부산광역시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셉테드 지침을 제작, 적용을 의무화했다. 부산에서도 안전한 도시 만들기 조례와 빈집 정리 지원 조례가 제정되는 등 범죄 예방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청주시도 지난 9월 범죄예방환경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증가하는 각종 강력범죄를 도시환경 측면에서 예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 셉테드 활용 방안이나 적용 등은 전무한 상황이다.

셉테드 전담직원은 도시계획과 소속 공무원 1명뿐이다. 컨트롤 타워 등 내부 체계는 물론 유관기관과의 협력 등 적극적인 활동도 전무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도시환경 측면에서 강력범죄를 예방하겠다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충북일보가 다시 한 번 나섰으면 한다. 청주시의 적절한 셉티드 활용이 곧 청주의 범죄 발생률을 줄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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