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기온보다 밖의 기온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봄이 다가온 것 같다. 봄기운이 완연함을 느끼며 마음에 봄을 담고자 청남대 진입로로 아내와 데이트를 나가 보았다. 서너 시간의 산책과도 같은 나들이만으로도 봄을 느끼기에 충분한 여건에 한주의 무거움을 덜 수 있었다. 문득 서울에서의 결혼초년시절이 떠올랐다. 근교의 맛집을 가족들과 주말에 찾아가려면 참 복잡한 행사였던 것 같다. 길이 워낙 혼잡하다보니 지름길을 찾아야 했고, 오전에 일찍 서둘러 두 시간을 거북이걸음으로 달려야 겨우 점심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목은 더욱 혼잡스러워 마치 특별한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집에 돌아온 것처럼 몸과 마음이 지치곤 했다. 마음의 여유를 찾기보단 삶과의 전쟁을 치룬 기분이 들 정도였다.
수도권이 아니어서 오는 문화적 혜택이나 단체모임 장소 등에 대한 다소의 불편함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주는 마음의 평온함과 건강의 의미를 다소 평가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정원을 가꾸고 들로 산으로 걷고 싶고 푸름을 눈에 담고 싶어 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우리네 삶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도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삶의 변화로 인해 청풍명월로 대변되는 충북의 환경에 대한 정책도 단순한 볼거리의 수준으로의 보존의 가치가 아닌 경제적, 문화적 가치로서의 정책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 환경에 대한 가치는 1972년 UN환경회의에서 UN인간환경선언이 채택되면서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하였으며, 2005년 교토의정서를 시작으로 이산화탄소배출과 연계된 에너지가 경제적 가치로 대두되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발효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수행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대한 국내·외 정책과 병행하여 지자체에서도 지역에 부합되는 환경정책을 수립하고 단체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물론 충북에서도 청풍명월21 실천협의회, 충북보건환경연구원과 녹색 청주협의회 등의 환경관련 단체들이 활발히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가치를 산업으로 비유하자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타 산업의 생산과 매출로 평가하기보단 무형의 가치를 개념과 가치관으로 인식시켜야 하는 산업이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홍보와 교육이 필수적 요소인 것이다.
도민들 중에서도 도와 환경단체들이 전개하고 있는 정책이나 그린시티와 같은 녹색테마공원 등의 조성의 의미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발간되는 책자나 관계자 이외에는 대다수의 도민들이 모를 것이라 사료되며, 더 나아가 지금 걷고 있는 공간이 녹색공간으로 조성된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물론 쉼터로서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나름의 의미는 찾은 것이지만 환경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환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환경하면 지속가능발전이란 단어를 떠올리곤 한다. 이에 지속적인 도와 도민들의 관심만이 가장 큰 자산을 물려받은 충북의 청풍명월을 보존하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