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품귀현상…왜?

수입사·도매업체 '반품불가 조건' 약국 판매
재고처리 골머리 썩는 약사들 납품신청 안해
"금전적 피해도 적지 않아 취급하기에 부담"

2014.02.10 20:03:01

A형 독감(H1N1)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의 행방이 묘연하다.

독감환자들은 늘고 있는데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도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확보한 타미플루를 풀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약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본보취재진이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알아보니 타미플루의 공급량이 달려서가 아니라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썩는 약사들의 타미플루 납품신청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팔고 남아도 공급·수입사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와 판매사 '종근당'이 관행적으로 반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청주지역 약사들에 따르면 매년 1~2월 독감 유행으로 병원에 타미플루 처방이 몰려 약을 구비하고 있지만 항상 재고가 남아 금전적 피해를 보고 있다.

반품 불가로 인한 피해는 타미플루 처방이 많은 어린이, 노인 환자 위주의 소아과, 내과·이비인후과 인근 약국들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타미플루 유통 체계는 '로슈-종근당-의약품 도매업체-약국'으로 연결돼 있다.

이 과정에서 관행상 '반품불가'를 조건으로 약국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평균 공급가가 3만8천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국들이 입는 금전적 피해는 적지 않다.

약사 A씨는 "병원에서 하루 1~2건 정도 타미플루 처방이 나오는데 반품이 안 되는 만큼 재고를 걱정하며 환자를 받아야 하는 형편"이라며 "타미플루가 특성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보니 약 취급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의약품 도매업체의 '반품불가' 조건도 약사들의 타미플루 취급을 기피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실제 도내 의약품 도매업체에서는 타미플루를 약국에 공급할 때 '반품불가'를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독감이 특정시기에 집중되는 만큼 반품도 일시에 몰려 제약과 도매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도매업체 관계자는 "제약사에서 약을 공급받을 때 '반품불가'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우리도 약국에 공급 시 '반품불가'를 내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종근당에서 판매가 시즌에 몰려 반품이 힘든 만큼 재고량 조절차원에서 반품불가 의사를 도매업체에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종근당 영업사원 C(32)씨는 "애초 로슈에서 '반품불가'를 조건으로 약을 받아온다"며 "반품은 영업실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웬만하면 받질 않고 있지만, 단골 약국 관리차원에서 어느 정도 반품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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